악마적 소리에 마음 주지 마라. <마르코 3, 7-12>

주님은 악마의 소리를 잘 분별하셔서 처리하셨습니다. 40일 광야에서 엄제하고 기도한 후 “네가 하느님이거든 이것저것을 하라” 했지만, 그 말 한마디도 듣지 않으시고 사탄을 물리쳤습니다. 오늘 복음도 병자를 고치고 치유하는 자리에 외서 “당신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하고 소리를 지르며 모인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악마의 소리는 언제나 해를 끼치고 하느님의 힘을 빼려고 합니다. “조용히 해라. 알리지 말라” 하시며 악령을 제어하셨습니다.

우리는 악령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 소리를 따르려고 합니다. 제가 신학교를 입학하고 주교님을 만나니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그 당시는 라디오밖에 없는 시대인데 라디오에서 마귀 소리 들리니 듣지 말고 하느님 소리만 듣고 살라고 하셨습니다. 조금 의아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가끔 매스컴은 거짓말, 협박, 국민을 위하는 척하는 소리를 하는데 판단력이 없으면 구별을 못 하고, 속아서 자기 행동에 오류를 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성직자들이 양반 행세하면서 비난의 대상이 되었을까? 처음 신자들이 선교사를 보고 “당신은 우리나라의 양반과 같고 신자는 머슴과 같으니 하대해도 된다.”라고 말하여 그 말을 분별력 없이 들어서 신자를 하인, 머슴, 아랫사람 하며 갑질하기 시작하여 오늘까지 이어옵니다.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와 성직자는 다 같은 하느님의 백성이라 말하고, 매사는 민주적으로 서로 협력해서 일하라고 하시며 성직자 우월주의를 경고했지만, 아직도 그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악령은 사람을 치켜세우거나, 우월감이 들게 합니다. 거짓과 부정으로 권리를 얻고 명예를 얻어 교만과 자만심의 죄로 유인합니다.

주님은 오로지 십자가의 죽음으로 구원이 이루어짐을 아시고 그 길로만 나가셨습니다. 최상의 권리와 재력가이시고 영광이 드러나신 분이지만 드러내려 하시지 않고 감추시고 숨어 계시며, 엄하고 강한 모습을 감추시고, 무시와 경멸을 받으셨지만, 그분은 우주 만물의 주인이시고 강한 보호자이십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어떤 자격을 가졌든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도 겸허하고 온유한 사람으로 남아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길을 따라가고 이 길로 인도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고 오로지 주님의 뜻에 따라 이 땅에 이루어졌을 뿐입니다. 저는 주님의 종일뿐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