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파악 <루카 11, 29-32>

시대의 증표를 읽고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면 그 시대를 바로 알고 정확한 판단이 서야 합니다. 오늘날 역병으로 고생하는 우리 국민은 어디서 이런 고통이 왔는지, 왜? 이런 고통에 시달려야 하는지, 어떻게 시련을 극복해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인류에게 닥친 역병은 오늘만의 일이 아니라 시대적 역사적 흐름 속에 흑사병 같은 역병이 수많은 사람을 죽게 하고 세상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어 삶의 본질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하느님의 시대적 흐름 속에 아담에게, 노아에게, 아브라함에게, 모세에게 명하신 내용은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전달되었습니다. 모세에게는 율법과 가나안 땅의 정착입니다. 주님이 세상에 오신 시간의 표징은 십자가를 통한 율법의 완성과 참 구원의 삶이란 영원한 생명임을 전해주는 것이며 참 시온 산, 참 예루살렘은 하느님의 나라인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여기에 살려면 회개, 회두, 회심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겉모양이 아니라 내적 변화입니다. 즉, 마음의 변화입니다.

바티칸 2차 공의회는 현대 교회의 사명은 적응과 변화라고 했습니다. 교회는 현대 사회에 적응하고 변화되어야 시대적 사명을 다한다고 하십니다.

변화는 교회의 옷을 갈아입고 시대적 요구에 적응하는 것입니다. 예전 방법으로 현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지금 누가 한복을 입고 사회 일을 합니까? 양복을 입어야 하듯이 교회는 전례 행위가 변화하며 50여 년을 지나서 왔지만 지금도 또 다른 전례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아직도 전례를 형식적으로 따라 행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런 상황대로 나가면 부활 축일 미사 전례가 가능할까 생각이 듭니다. 소단위 미사라도 즉, 소공동체 미사도 이런 시기에 계획해볼 만합니다. 근본은 다양성 안에서 가난한 마음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인권 시대입니다. 한 사람의 자유, 평화, 기쁨을 빼고는 사회적 요구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교회는 전인교육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교회가 아직도 권위주의적 사고를 하고 있으면 주님의 십자가 죽음이 표징이 될 수 없습니다. 영혼을 구하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을 구하는 교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전해야 합니다. 오늘처럼 공동체 의식이 큰 시대는 없는데 우리는 아직도 교회 문을 열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습니다. 세상은 서로 어울리고 살아야 합니다. 개인의 성화도 중요하지만, 교회 전체 성화의 삶을 생각해야 합니다. 부분보다 전체가 중요합니다,

세상은 사람의 노력에 따라 달라집니다. 말하자면 세상은 다스리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변화됩니다. 예술이나 문화나 정치도 어떻게 처리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석유 한 방울도 나지 않는 이 나라가 석유 수출국이 된 것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거저 공짜로 얻어먹는 사람만 있으면 퇴보된 세상에 살 것입니다.

어제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며 한 시간 동안 하면서 “주님! 당신 십자가의 길이 아니면 우리는 어디서 참 구원의 길을 가겠습니까? 우리도 그 길을 가면서 주님을 따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