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아버지를 찾아가는 길 <요한 6, 44-51>

“인생은 나그넷길” 제가 좋아하고 어디서나 부르는 노래입니다. 특별히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느냐?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 없이 흘러서 간다.” 저는 분명히 어디로 가지만 어디로 가는지 앞길을 모릅니다. 그러나 제 믿음의 길은 전혀 다릅니다. 가야 할 길이 있고, 길의 안내자가 있고, 제시하는 길에 들어서면 어린양을 어깨에 메고 가듯이 그분을 통해서 아버지에게 가는 길이 있고 가야만 합니다. 저는 기도 때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또한 “그리스도와 함께 비나이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나이다.” 분명 주님은 길이며, 인도자이시고, 함께 가시는 동행입니다. 그리스도를 모르고 하느님을 알 수 없고, 그리스도 아니고는 아버지의 집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길을 가는 나그네는 먹고 마시고 쉬어야 합니다. 바로 주님은 그런 역할을 해주시겠다고 하십니다.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물을 주시는 분이고 하늘에서 내려온 빵을 주시는 분입니다. 제가 10년 전에 중국 북경 중앙 신학교에 두 차례 사제들 피정시키러 갔는데 감실에 “성도 육신”이라는 문구가 있어서 그 뜻을 알아보니 성체를 최상의 덕행에 이른 몸, 하느님의 몸이라는 뜻입니다. 성체조배 하면서 그냥 주님의 현존이 아니라 모든 것을 갖추어 계신 주님의 몸, 그 앞에 신뢰와 희망을 품고 사랑하면서 그를 통해 구하고 함께 길을 갈 수 있는 분임을 깨닫고 그의 앞에 기도합니다.

사람은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건강도 다르고 힘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인삼 먹은 사람 장수하고 힘을 쓰기도 하지만 아무거나 먹으면 쉽게 힘이 빠지고 힘들게 삽니다. 힘이 없을 때 보약을 먹으면 힘이 생기듯이 우리에게 주시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을 먹게 된 사람은 생명의 힘이 생겨 죽음이 아니라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생명입니다. 먹는 대로 힘을 쓰게 됩니다. 오늘 아침 받아 모신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신 주님은 나를 영원히 살도록 하십니다.

그리고 먹는 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먹는 대로 힘을 쓰고 나타나야 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을 먹은 사람은 주님처럼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불의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우고, 물리치고, 가난을 극복하고,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 돕고, 나누어주고, 우리에게 몸까지 내주신 주님같이 몸까지 내주고, 나를 먹고 살려는 사람에게 먹이가 되어주는 것도 하늘에서 내려온 빵을 먹은 사람들의 일입니다.

어떤 행위 전에 이해타산을 따지고 내게 이익이 없으면 불의를 보고도 강 건너 불 보듯이 보고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먹은 값을 치르지 않는 불의한 사람입니다.

가나안 부인이 주님에게 “저에게 목마르지 않는 물을 주세요.” 그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동네 사람 다 모아 주님을 소개했으나 주님을 보고, 듣고, 알아보면서 여인의 말을 들어서가 아니라, 직접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분 앞에 여러분을 모셔놓고, 주님의 소리를 성경을 통해 듣고, 주님을 통해서 모든 것이 가능해짐을 깨닫고, 주님을 통해 모든 일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