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걱정 주께 희망 가져라 <마태 8, 23-27>

세상 사노라면 이런 걱정, 저런 걱정 온갖 걱정이 찾아옵니다. 그 걱정 다 하노라면 마음 편할 날이 없고, 걱정에 찌들어 불안해지고, 불면증에 시달리거나 여러 가지 병에 걸리게 됩니다. 그러나 믿음이 있는 사람은 주님께 모든 걱정근심을 맡겨 드리면 마음에 평화가 오고, 슬픔이 기쁨이 되고, 울음이 웃음이 됩니다. 상담하다보면 모두가 “이것 때문에, 저것 때문에” 걱정하면서 얼굴에 웃음이 없고 어둠을 속에 산다고 합니다.

죄 때문이라면 먼저 하느님의 존재 의미를 다시 굳게 믿게 하고 “하느님은 자비로우신 분입니다. 용서를 청하면, 용서 받으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고 안심시킵니다. 많은 걱정은 온갖 욕망에서 나옵니다. 그러나 믿는 곳이 있으면 작은아들의 비유에서처럼 아버지를 믿고 찾아가서 모든 걱정 내려놓고 죽었다가 다시 살아난 것처럼 아버지의 아들로 살 수 있습니다.

저도 가끔 걱정에 시달리는 때가 있습니다. 얼마 전 수도원 장로 회의를 서울에 가서 하게 되었는데 장상, 책임 질 사람 모두가 수도원을 떠나서 관례에 따라 나이 많은 사람이 하루 책임지고 수도원의 모든 일을 시작해야 하 는데 원장 경험은 있었지만 이런저런 걱정이 떠올라 왔습니다. 코로나 걱정, 집이 무너지거나 불이 나면, 누가 갑자기 병이 들거나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할지 등이 걱정되었지만 주님께 희망 두고 아무 일 없이 지나게 되기를 바랐습니다. 다시 깨닫게 된 것은 장상이 있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일을 걱정한다고 생각하면서 장상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알게 되었습니다. 장상의 십자가가 모든 수도 형제들보다 무겁고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젊은 아빠스를 살아있는 한 도와주고, 보살피고, 정성을 다해 사랑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이 주무시고 계서도 함께 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제자들은 주님에게 “왜 겁을 먹느냐? 믿음이 약한 자들아” 하셨듯이 내가 우주의 주인인지 믿지 않으니 약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하십니다. 올바른 신앙 교육을 통해서도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모르면 걱정이 끊일 날이 없을 것입니다.

저는 아침이면 복도의 십자가를 붙들고 “주님이 그 고통을 지고 가셨으니 걱정 없이 저도 십자가 지고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하루 일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휴가를 나와서 좀 편안한 마음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어제는 이곳 남쪽에서 폭우 내리는 저녁에 식당 찾으러 나갔으나, 많은 식당에 일이 끝났다고 해서 열군데도 더 빗속에 찾아다녔습니다. 컵라면이라도 끊여 먹으려고 하니 일행이 기어코 찾아준 곳이 맛있는 간장개장 정식 집이었습니다. 문 닫기 전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진수성찬을 차려주어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저는 속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아들이 모처럼 코로나의 위험을 무릅쓰고 나왔는데 저녁을 먹게 하셨네.’ 하고 감사기도하며 내일 더 행복한 날을 주십사 기도하고 맛있는 잠을 잤습니다.

주님을 모시고 여행하는 사람 주님이 함께 하시니 모든 것이 기쁨이며 행복입니다. 이상한 것은 4시에 깨서 <습관적> 일어나려다가 “휴가인데 조금 더 자야지”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꿈속에서 미사를 드리는데 준비가 안 되어 끙끙 앓고, 신자들은 혼란해 하는 와중에 깨어서 시계를 보니 수도원 아침 기도시간이어서 폰을 켜서 기도하고 글을 쓰면서 묵상하고 있습니다. 어디가나 어디서나 주님 함께 계시니 마음 든든하고 걱정도 주님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믿는 사람들은 걱정을 주님께 드리고 주님과 함께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고 주님과 함께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