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완성하려면 자기희생이 요구된다. <마태 19, 3-12>

사랑해야 하고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라고 하지만, 사랑의 완성은 너를 위하여 생명을 바치는 것이라는 것까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서로 주고받고 좋아하고, 있기만 해도 좋고, 모든 일에 일치하고, 이기심 없이 너를 위하여 함께 사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면 너무나 부족한 사랑입니다. 완전한 사랑을 하지 않는 것은 일시적 쇼에 지니지 않습니다. 부부가 사랑으로 시작하고 사랑으로 마쳐야 하는데 그 사랑의 질이 나의 편리함, 내 마음에 평화 즉, 자기를 떠나지 않은 사랑은 참사랑이 아닙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프란치스코 회의 성 콜베는 자기 이익은 복음밖에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주님을 위한 마음이 있었겠지만, 그가 선택한 죽음은 바로 복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을 위해 참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너를 위하여 자기를 완전히 내주는 것입니다. 여기 하나 더 첨가된 사랑은 아무것도 돌려받지 않아도 된다는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의 완성이신 하느님이 세상에 오신 것은 온 인류를 위해서라고 합니다. 온전히 나를 위하여 나의 죄 대신 나를 악에서 구하시려고 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은 이미“벗을 위하여 자기 생명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 하신 것같이 그 고난을 겪고 피와 땀을 흘리시고 목숨을 내주셨습니다. 살아있는 한 이 은혜에 보답하고 돌려 드리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왜 우리는 사제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남보다 더 나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종교적 지도자로 우월감을 가지려는 것도 아닙니다.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한 것도 아닙니다. 오로지 주님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으려는 것입니다. 안드레아 대건 성인은 오로지 하느님의 믿음을 이 땅에 뿌리고 첫 번째 사제로 모든 사람이 따라 살도록 하심으로써 하느님의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하시려고 장렬하게 휘광의 칼 아래에 목을 내놓으셨습니다.

살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죽기 위해 사는 것입니다. 누구나 사제가 되면서 “더 잘살아야지. 더 멋지게 살아야지. 힘 있고 풍요롭고 유명 인사로 살아야지.” 하려고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공동체의 지도자도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은 평소 “나는 이 자리에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살아가겠습니다.” 나라를 위해 십자가를 지고 이 나라의 안전을 위하여 핵을 만들려고 하다가 미국에 의해 김재규란 가까운 친구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독재자 박정희 잘 죽었다고 하면서 모임에 나가 술잔을 함께 잡았지만, 역사가 진행되면서 ‘지금 핵이 있으면 평화통일은 쉽게 되는데’ 하는 막연한 희망을 품어봅니다.

우리는 남을 위해 죽음에 처할 수 있습니다. 사제도 놀다 죽는 것보다 신자들을 위해 일하다가 죽는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사이 코로나로 인해 피정 온 사람들에게 상담을 못 하게 막아서 못하고 있는데 어느 날 죽어도 좋으니 피정 온 사람이 상담을 원하면 하락해달라고 해도 상담하다 죽을까 해서 아직 허락받지 못했습니다. 저는 죽음은 하느님께 달려있고 죽을힘을 다해 일하다 죽는 것이 내가 바라는 것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가 되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락 나오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