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에 빛이 비칠 때 선과 악이 갈라진다. <루카 12, 49-53> 10월 22일

어둠에 빛이 비칠 때 더러운 것, 깨끗한 것이 구별되어 눈에 보입니다. 주님의 빛이 세상을 비추니 선과 악이 구별되고, 정의와 불의가 구별되고, 진실과 거짓이 드러나고,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이 드러납니다. 주님은 “불을 지르려고 오셨다.” 평화를 위해서 아니라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 하심은 바리사이, 율법 학자, 그 당시 특권 세력에 저항하시다가 십자가의 죽임까지 당하실 것을 아시고 말씀하셨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나, 재력을 가진 자나 빛의 저항을 받으면 더 강한 악과 결탁하여 저항하는 사람을 괴롭히고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주님이 가신 길을 함께 가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성당 안에서 기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둠을 비추고, 악의 세력과 더러운 것들을 제거할 의무가 있습니다. 성전에서 주님의 저항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셨지만, 성전 정화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세례자 요한도 악에 저항하시다가 목이 잘려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나이 36에 농촌 운동하다가 저항을 배웠고 실제로 저항을 했습니다. 구미, 선산, 칠곡 지구에 양송이 단지를 만들어 생산량이 많아서 농어촌 개발공사에서 구미에 공장을 지어 생산물을 가공했습니다. 가격이 맞지 않아서 일등품을 이 등품으로, 이 등품은 삼 등품으로 가격을 낮추었습니다. 처음에 약속한 돈을 주지 않아 농사짓는 농민이 손해를 봤습니다. 공사 사장을 찾아가 대화를 하니 통하지 않아 농어촌 장관을 만나러 가서 생산 국장을 만나 이야기하니 불통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청와대로 들어가 농산국 비서실에 가서 몇 시간 이야기하다가 제 말이 옳다 하고 해결해주겠다고 했으나 결과를 보지 못했지만, 공장 측에서 조금 양보해서 조건이 개선되었습니다. 이같이 저항은 가난한 농민에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의구현 사제단은 농민회에서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교회는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주교님에게 오늘 시국에 관해 물으니 관심이 없다고 하십니다.

북쪽과 평화 통일을 하려면 그들의 요구를 순수하게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잘못을 바꾸도록 알려주어야 합니다. 핵이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아 아니라, 서로 손을 잡은 경제 협력이 평화에 도움이 됩니다. 잘못을 지적하고 교정하도록 이끄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주님의 빛을 받아 어둠 속에서 선과 악을 구별하고 오늘 이 시대에 교회의 참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세상의 불의는 나 자신부터 개선해야 하듯이 교회는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현시대가 요구하는 필요에 적응하며 살아야 합니다. 기도와 일은 하나입니다. 우리는 좀 더 가난한 사람 편에 서고, 고통당하는 사람 편에 서서 주님의 뜻을 실천해야 합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실천을 본받아야 합니다. 잠에서 깨어 일어나 서로 사랑하면서 악과 불의와 싸워야 합니다. 제관과 레위지파 사람처럼 지나가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