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법 위에 있는 법은 없다. <루카 13, 10-17> 10월 26일

길 위를 달리는 모든 차는 119차가 다가오면 차도를 양보해야 하고 119차는 교통법규를 넘어 차 안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 병원으로 달려갑니다. 이는 생명보다 더 큰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오늘 주님은 안식일에 열여덟 해 동안 병마에 시달리는 사람을 치유하니 안식일에 “일할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이 비난하는 말에 “너희는 안식일에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을 먹이려 끌고 가지 않는가?” 하시며 그들의 위선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어떤 병원의 의사가 중환자가 찾아왔는데 주일이라 문 닫고 환자 보지 않는다고 하며 돌려보내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고 의술에 참례한 것은 잘못된 선서입니다. 사제가 주일날 미사를 핑계로 병자 성사를 주지 않고 뒤로 미루면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도 도적맞고 길가에 쓰러져 신음하는 불쌍한 사람을 보고 지나친 사람은 사제와 레위 지파 사람이라고 합니다. 제사를 지내러 가는데 피를 보거나 묻히면 제사에 방해된다고 하며 지나쳤습니다.

니고나오 성인에 관하여 이런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어느 날 하느님이 안토니오 성인과 니고나오 성인을 하늘나라로 초대하셨는데 하얀 망토를 입고 길을 가시다가 길가 웅덩이에 리어카가 빠져 주인 혼자서 끌어내려고 쩔쩔매고 있는데, 안토니오 성인은 지나가자 하고, 니고나오 성인은 도와주자고 했습니다. 돕다가 망토가 더러워지면 하느님의 초대를 망친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니고나오 성인은 우선 옷이 더러워져도 급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여 돕다가 옷이 엉망진창이 되어서 하느님 앞에 서니 하느님이 찡그린 얼굴로 “그 옷이 뭔가? 내가 초대했는데 예복을 다 버리고” 하셨을 때, 엎드려 “죄송합니다.” 길을 오면서 일어난 일을 말하여 용서를 빌었고, 안토니오 성인은 “그것 봐라, 이럴 줄 알았지!” 하고 생각하고 있을 때, 하느님의 얼굴은 환한 웃음으로 “알고 있다.” 하시며 니고나오 성인에게 상을 주셨는데, 일 년에 두 번 3월, 12월 6일 축일을 지내도록 하사하셨다고 합니다. 동방 교회의 이야기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모든 생명의 주인이신 주님은 당시의 자비와 사랑으로 율법 정신을 따라 사랑 위에는 다른 법이 없다고 하십니다. 기차가 오는데 철로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을 살리려고 철로에 있는 사람 밀쳐내고 자기가 치어 죽은 사람은 다른 사람 생명을 구하려고 자기 생명을 버렸습니다. 생명을 살리려고 모든 법을 뛰어넘은 자세입니다. 얼마 전 우리 국민이 적군의 손에 죽는 모습을 보고 군인들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것은 이 나라를 지키는 참 군인인가 의심이 갑니다. 군대는 국민의 생명을 적으로부터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119 차가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고 길을 가듯이 군인은 국민을 지키려면 전쟁 수칙을 넘어 경고 방송 아니면, 공포탄을 쏘기라도 해야 하지 않았을까? 그러면 나라가 이 곤경에 빠지지 않고 정당방위가 될 것이었는데’하고 생각해보았습니다.

죽은 이를 위해 기도합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