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문제 안에서 풀어야 한다. <루카 13, 31-35> 10월 29일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피하려 들든지 덮어버리면 모든 것을 망치게 됩니다. 나라가 위급하면 나라 안에서 해결하지 않고 도망가려고 합니다. 외국으로 이민 가거나 숨어버리려 합니다. 오늘 주님은 헤로데가 죽이려고 하니 이곳을 떠나라는 말을 듣지만, 주님은 “오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내 길을 계속 가야 한다.” 하시며 예루살렘 안에서 구원의 날을 보게 된다고 하십니다. 가정이나 국가나 교회나 공동체에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피하거나 무관심해지는 사람은 비겁자입니다. 주님은 맞서 싸우시고 십자가의 죽음까지 가셨습니다. 잡히고 매 맞으며 피 흘리고 온갖 모욕을 당하고도 참고 견뎌내셨습니다. 도망가시거나, 피하시거나, 항복하셨으면 인류의 구원은 어떻게 되었을까?

하루는 수도 생활이 힘들어 수도원을 나가 자유를 누릴까 하고 원장 신부님에게 나를 인사이동 시켜 본당에 보내주시지 않으면 교구 신부로 가겠다고 편지함에 글을 써넣고 성당에 가서 내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기도하러 가서 십자가의 길을 하는 중 9처에서 “주님, 세 번이나 넘어지심”을 묵상하다가 제가 “주님 가시든 길 끝까지 가셔야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심으로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집니다.”하고 기도하니 주님이 “야! 너는 지금 무엇을 청하고 있는데, 가던 길을 멈추려고 하지 않는가?”하고 이르시기에 하던 기도를 멈추고 이층으로 올라가 원장 신부님 방에 이르니 아직 그대로 편지가 있어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고 기도를 마치고, 이곳 수도원에 아직 살고 있습니다. 그 후 문제가 생겨도 이곳이 내 죽음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문제 안에 해법이 있으니 문제를 붙들고 풀어야 합니다. 주님은 두려워하시지 않고, 헤로데의 박해를 피하시지도 않고, 십자가의 죽음까지 가야 할 길을 가셨고, 십자가 위에서 “마쳤다.” 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우리도 문제가 있으면 죽기를 한하고 싸워나가야 합니다. 문제가 어려울수록 더 힘과 용기를 내어 극복해야 합니다.

오늘날 교회에 주어진 문제를 교회 안에서 풀지 않고 무관심하거나 피하려고 한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남아 더 큰 재앙이 닥칩니다. 사제의 문제도 어떤 사건이 생기면 풀려고 하지 않고 잘라 버린다면 교회는 계속 줄어들고 믿음은 약해집니다. 교회사를 배울 때 개신교가 생기면서 교회를 떠난 사람들도 있고 신자 숫자가 제일 많이 줄어든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성 이냐시오는 교회 안에서 문제를 풀고 함께하여 교회를 든든히 지키셨다고 배웠습니다. 저는 만일 내가 있는 곳에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려고 하지 피해서 도망가거나 무력하게 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몸에 상처가 나면 상처 난 부위를 잘라버리지 않고 약을 발라 치료하듯이 더 보호하고 이끌어 가야 합니다. 어느 본당의 말썽부리는 신자를 떠나보내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보살펴야 합니다.

문제를 감추거나 숨기려 하지 말고 드러내놓고 치유해야지 감추려고 하면 할수록 문제는 더 커져서 나라가 망하게 됩니다. 문제를 문제 안에서 풀어 해결하는 지혜를 각 사람에게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