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어야 할 것과 없어야 할 것 <루카 19, 11-28> 11월 16일

있어야 할 것은 계속 성장하고, 없어야 할 것은 소멸해야 합니다. 그런데 있어야 할 것이 성장하지 못하고, 없어야 할 것이 성장하면 인류의 고통은 점점 심해갑니다. 진, 선, 미는 성장하고 거짓, 악, 추한 것은 사라져야 합니다. 그러나 악의 세력이 점점 힘을 더 쓰고 부정 불의가 판을 치고, 가난한 사람은 더 힘을 못 쓰고 더 심한 고통으로 빠져들게 합니다.

시편 1장은 “행복한 사람은 악인의 뜻을 따라 걷지 않고, 죄인의 길을 걷지 아니하며, 교만한 자와 자리를 같이하지 않으며, 오히려 주님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가라지의 비유에서도 잘 자란 밀은 곳간에 넣고 가라지는 불에 태워 버린다고 하십니다. 쓸모 있는 사람과 쓸모없는 사람으로 구별됩니다. 오늘 복음에 모든 사람은 같은 가능성을 지니고 세상에 태어났는데 어떤 이는 쓸모가 있고, 어떤 이는 쓸모가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각자 받은 한 미나를 어떤 이는 열 미나, 어떤 이는 다섯 미나의 이익을 남겼고, 한 사람은 땅에 묻어 그대로 전해주어 쓸모 있는 것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쓸모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백성들은 그분이 왕권을 받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과 배척하는 사람으로 갈라져서 그분이 임금이 되는 것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우리의 임금은 하느님 아버지이십니다.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사람과 모시지 않는 사람에 따라 삶의 태도가 달리 나타납니다. 자기의 생명을 존중하며, 다른 사람의 생명도 존중합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만큼 남도 사랑합니다.

유튜브에 김하종 신부의 선행 내용이 떠서 자세히 보니 30년 동안 노숙자 150만 명을 먹였다는 소식은 감동이었습니다. 오로지 그들을 위해 사신 신부님을 존경하면서 그 신부님은 세상에 나오신 의무를 다하신 분입니다. 나는 무엇을 했나 생각하니 하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온 생을 바쳐 사랑하는데 한 일이 없어 지금부터라도 더 열심히 남을 힘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본당에 있을 때 신자들과 한 달 동안 자갈마당 한구석에서 노숙자에게 한 점심 대접은 행복하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어느 해, 본당 25주년 기념식을 준비하기 위해 모금을 하던 중 그해 갑자기 상주 지방에 큰 수해로 고생하는 신자들 있다고 해서 모든 행사 중지하고, 모금한 1,500만 원과 옷가지를 한 트럭 싣고 찾아가 돈을 나누어 주고, 옷도 나누어 주면서 그들의 고통을 덜어준 일이 있기는 하지만, 잠시 지나가는 일뿐이었습니다.

아침 묵상 시간 ‘나는 무엇을 해서 하루 허락받은 시간을 보람 있게 지낼까?’ 기도와 일 속에서도 만나는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고, 그 사람이 필요한 것을 채워주고, 웃음을 전해주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깊이 생각할 일 없이 만나는 사람에게 기쁨 주고, 행복 주고, 당신이 있어 내가 행복하다고 말하며 오늘을 살아야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