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종신봉헌의 삶

 2007년 11월11일 현재의 아름다운 성전에서는 마지막으로 봉헌회 4기 53명의 종신 봉헌식이 이형우 아빠스님의 주례로 거행되었다. 나는 종신 봉헌식 1년 전부터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하느님을 올바르게 섬길 수 있을까? 하느님께서 나를 다스리는 하느님 나라를 내안에서 이 지상 생활을 하는 동안 세워 드릴 수 있을까? 등의 생각들이다. 그러나 나를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시고 받아 주시는 하느님을 믿고 있기에 세례 때의 하느님 자녀 신분을 갱신하는 기회로 생각하고 그간 게을리 했던 성무일도도 종신 봉헌식 2개월 전부터는 더 열심히(아침기도, 낮기도, 저녁기도, 끝기도) 바치고 독서의 기도(1,2독서포함)까지 바치니 내안의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니 나도 기뻤다. 이 기쁨이야말로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리고 여러 영적 서적을 통하여 양성기 (청원기, 수련기, 첫 유기 봉헌기. 유기 봉헌 갱신기) 때는 수도원이 나를 위해서 존재했지만 종신 봉헌식 후에는 공동체를 위한 나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종신 봉헌식 때 긴장이 많이 될 것 이라고 예상했는데 예상과는 달리 3번의 Suscipe때 감동과 감사의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흐르는 것을 억제 할 수 없었으며 목이 메였다.

이때 비로소 하느님의 은총이 생명 보다 낫다라고 느꼈다.

나는 손을 펴고 “주님, 주님의 말씀대로 저를 받으소서, 그러면 저는 살겠나이다. 주님은 저의 희망을 어긋나게 하지 마소서  영광이 성부와 성자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하면서 한 가지 주님께 청하였다, 그것은 나의 지성과 감성 그리고 의지를 주님께 드림과 동시에 내 이웃에게도 드릴 수 있도록 은총을 청했다. 이것이야말로 나의 모든 것을 주님께 되돌려드리는 것이 아닌가? 이 봉헌의 완성이 종신봉헌식의 진정한 의미이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도 율법학자 한 사람이 다가와 모든 계명 가운데 첫째가는 계명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을 때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그러므로 너는 마음(감성)을 다하고 목숨(의지)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지성)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한다. 둘째는 이것이다. 네 이읏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한다. 이 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마르 12,28-31) 라고 말씀하셨다.

베네딕도는 규칙서 첫 머리에 “오 아들아 스승의 계명을 경청하고 네 마음의 귀를 기울이며 어진 아버지의 훈시를 받아들여 보람 있게 채움으로써 불순종의 나태로 물러갔던 그 분께 순종의 노고로 되돌아가거라” (규칙 머리말1-2)라고 서술하고 있다.

베네딕도회의 영성은 “하느님을 찿는 영성이다.” 진정한 하느님을 찿기 위해서는 진정한 지성과 감성과 의지를 봉헌해야 한다.

나의 잘못된 지성과 감성과 의지는 완전한 치유자이신 하느님으로부터 치유를 받아야한다.

첫째, 나의 잘못된 지성은 무엇일까?

 나의 무지(인간의 소중함을 모름)와 경솔(마음 깊숙한 곳에 있는 불안에서 비롯되며 보통 때는 나타나지 않으나 특정 한때 나타남) 그리고 망각(받은 은혜에 대하여 잊어버림) 지성의 완고함(신덕 도리에 어긋나지 않으면 애덕으로 봐 주어야함) 오류(틀린 것을 믿거나 지나치고 넘침) 선입관(어떤 일에 대하여 이전부터 머릿속에 들어있는 고정 관념이나 견해) 등이다.

둘째, 나의 잘 못된 감성은 무엇일까?

 나의 무관심(내가 사랑 못 받았다고 느꼈을 때 나와 관심 있는 부분만 사랑함)과 불신(나에 대하여 자신이 없을 때 다른 사람을 못 믿고 하느님도 못 믿음) 그리고 나쁜 경향(부정적이고 비판적이고 비 건설적인 쪽으로 기울어짐) 욕심(무엇을 지나치게 탐내거나 누리고 싶어 하는 마음, 죄는 무질서한 욕구에서 옴) 등이다.

셋째, 나의 잘 못된 의지는 무엇인가?

 무기력(원의가 없어 인간의 본성을 잃음)과 경박함(소신 없이 이랬다 저랬다 함) 그리고 항구(정주)하지 못함(영혼에게 항구하지 못한 무기력과 안일함은 실망을 낳음) 태만(영적 태만에 빠지면 온갖 악이 닥아옴) 완고함(누구도 닥아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냅둬” 라고함) 악습(좋지 못한 습관을 치유 받으면 성덕으로 나아감)등이다.

나의 지성과 감성과 의지의 치유는 하느님의 일(성무일도)과 노동(생업) 그리고 공동체 삶의 기술(순명, 섬김, 겸손, 들음, 손님접대)을 통하여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이것이 이루어졌을 때 이 땅에서 내 마음 안에 하느님의 나라가 구현 되리라. 하느님 나라는 이미 내안에 왔지만 아직 완성은 되지 않았다. 그 완성은 사도 바오로가 말씀하신 바와같이 내가 달릴길을 다달려서 죽음이라는 영원한 생명의 관문을 통과 하게되면 월계관이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믿는것이 나의 망덕(기쁨)이다.

이것이야말로 완전한 치유자신 하느님으로부터 받는 완전한 치유이며 하느님께서 주셨던 본래의 영광을 되 찿는 길이요 하느님 아버지께 나라와 권능과 영광을 드리는 것이다.

하느님은 세세에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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