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원료로 불량품을 만드는 공장 <마르코 7, 1-8. 14-15. 21-27> 8월 29일

같은 원료로 물건을 만들어도 불량품을 만드는 공장도 있고 좋은 것만 만들어내는 공장이 있습니다. 이는 만드는 사람의 능력과 재능에 관계됩니다. 같은 자리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진실과 사랑을 지니고 사는 사람은 강한 믿음과 올바른 인생을 살지만, 다른 것을 생각하면 믿음도 성장하지 못하고, 인생의 길도 바르게 살지 못하고, 사람들에게 고통의 빌미만 제공합니다.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지 않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 사람을 더럽힌다고 하심은 사람의 마음 상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가 문제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생명을 지니고 있지만 “듣고 깨닫지 못하면” 쓰레기가 되고, 듣고 깨달음이 있으면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됩니다. 먹고 힘을 얻으면 좋은 일을 하는 힘을 써야 하는데 좋은 것 먹고 힘으로 폭력이나 살해하는데 사용하면 불량품을 생산하는 공장과 같습니다. 머지않아 공장이 망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예전에는 온갖 쓰레기를 무작위로 수거해서 땅에 묻었지만, 지금은 분리수거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기술이 있어 쓰레기가 마치 악을 선으로 바꾸는 능력을 갖춘 사람처럼 기술이 향상되어갑니다. 이렇게 자연환경을 바꾸는 일에 열중하지만, 사람의 모습은 점점 더 악을 만드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세상 곳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어찌 사람이면서 저렇게 악을 생산하는 사람으로 가득 차 있는가? 인류의 행복은 뒤에 있고, 세상의 잘못된 관례에 따라 사상의 노예가 됩니다. 발전하는 세상의 고정 관념에 빠져 있거나 한번 배운 지식이 전부라고 고집하는 사람, 예를 들면 오늘의 수도 생활도 옛 관습에 매여 있지 말고 공동체 전체의 행복을 지향하고 살도록 이끌어야 하는데, 천오백 년 전 규칙에 절대적 가치를 두고 살면 오늘 시대에 사는 사람들에게 혐오감만 줍니다. 수도자는 기도만 하고 일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도원도 문을 열고 새바람을 맞아야 하느님에게 새로운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주님을 참으로 찾아야 생명을 얻고 지혜와 슬기를 얻어 삶을 지혜롭게 이끌어갈 수 있는데 문을 닫고 어둠 속에 갇혀 살도록 하니 사람의 도리를 다하지 못하고 움츠려 살아야 합니다.

요사이 어머니들이 “내 아들은 내가 믿고 따르는 하느님을 믿지 않고 세상일에 빠져 믿음을 살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그 큰 탓은 옛 관습에 젖어 사는 선배 신앙인 아니면 부모님들 믿음의 삶입니다.

기도하라고 하지만 말고 기도의 아름다움과 행복함을 몸으로 느끼도록 알려주어야 합니다. 어느 날 평화 방송을 보면서 참으로 감동하며 만일 더 젊은 사제로 활동의 일선에 나가면 전보다 더 활력 있고 자유스럽고 접근이 가능한 방법을 강구하여 실천하면서 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요사이 산간학교도 없어지고 흥미를 잃고 있는데, 관습에 따라서만 행하였으니 그런 결과가 나옵니다. 어떤 사람이 성당에 와서 자유와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것을 보고 느끼고 듣고자 했는데 방향이 다른 강론이나 전례를 보고 의무나 채우고 집으로 간다면 오랜 믿음의 삶을 살지 못합니다.

사람은 보는 눈이 옛것에 매여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된 것을 받아들입니다. 말하는 사람의 말만 듣지 않고 행동을 봅니다.

가난한 이를 사랑하라고 하면서 가난한 사람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다면 누가 그 말을 따라 믿음의 삶을 따라가겠습니까?

어른은 세상의 더 아름답고, 깨끗하고, 순수하고, 접근이 가능하게 분위기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로마의 아는 성당 신부가 신자들이 성당에 오지 않아 혼자 기도하며 기다리다가 청년들이 많이 가는 곳이 어딘지 알아보니 뽕짝이 있는 곳이어서 하루는 성가대에 뽕짝을 틀고 노랫소리가 밖으로 나가게 하니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게 무슨 소리냐” 하고 성당에 들어와서 듣다가 함께 되어 성당이 가득 찼다는 이야기를 젊어서 듣고 이렇게 사목하려고 노력하다가 이제 은퇴했지만, 이 작은 글이라도 쓰면서 한몫을 하려고 합니다.

부족하지만 재미있고 유익하게 보고 기쁨 속에 믿음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