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은 서로 다르다. <요한 9, 1-41> 3월 19일

아무런 어려움 없이 여기 빛 속에 사는 사람과 어둠을 경험하고 빛 속에 있는 사람은 빛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다릅니다. 어떤 시련을 겪으면 자신만 이런 고통을 당하는 줄 알지만, 모든 사람은 같은 맥락에서 시련을 겪고 살아갑니다. 시련에 넘어가는 사람과 시련을 극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 나서부터 앞을 못 보는 사람을 놓고 치유되어 못 보던 사람이 보고 사는 현상을 이리저리 해석하며 복음 끝에 “지금 너희는 잘 보고 있으니 너희 죄는 그대로 남아있다.” 하십니다. 조금 해석하면 보고 있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참으로 보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모르고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니 사는 의미를 깨닫지 못하여 교만하고 못 보는 사람을 무시하며 살아갑니다. 여기에서 죄는 보고 있으면서 본질을 보지 못하고 아는 것 같아도 바로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불 속에서 달구어낸 것은 빛나지만, 불에 들어가 보지 않은 것은 광채가 없습니다.

불을 만난 도자기와 불을 만나지 못한 도자기는 다르게 보입니다. 이같이 어둠을 지난 사람과 지나지 못한 사람은 다르게 나타납니다.

어떤 사람이 코로나에 걸려 병원에 입원하고 산소 호흡기를 이용해서 병이 나은 다음 산소 사용료를 청구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으니 청구인이 “왜 우십니까? 값이 많아서입니까? 낼 돈이 없어서입니까?” “아니요, 저는 이 나이 80이 되도록 하느님이 주신 산소를 매 순간 마시며 생명이 보존되었는데 하느님의 사랑과 배려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오늘날까지 모르고 산 것이 마음이 아파서입니다.”

그러고 생각하니 태양은 세상 늘 비추고, 힘을 주고, 생명을 살도록 해주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살고 있으며 디디고 있는 땅, 둘러싸고 있는 하늘은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하는 징표라는 것을 보고 느끼고 있으면서 감사와 찬미를 드리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이같이 보아도 알지 못하고 몸에 감싸고 있어도 그저 있는 것으로 생각하니 감사를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쌀독과 금고에 먹을 것 있고 쓸 돈이 있으면 양식 귀한 줄 모르고 돈 귀한 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눈먼 사람이고 말 못 하는 사람입니다. 갑자기 없어지면 당황하고 절망을 느끼게 됩니다.

보고 듣고 의식하면서 늘 있는 것, 차려진 음식으로 생각하고 살면 보는 것이 보는 것 아니고 듣는 것이 듣는 것 아닙니다.

저는 요사이 걷고 타고 가고 싶은 곳에 간 것이 얼마나 귀하고 좋은 날인지 그때를 감사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야 할 곳 내 발로 걸어서 가고 오고 하였고 먼 곳도 30년 동안 내 차를 몰고 가고 오고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여 그 시절이 얼마나 감사한 시간이었는지 다시 하느님께 감사하게 됩니다. 지금 내 발이 되어 움직여주는 사람에게 감사드리며 살고 있습니다. 어제는 누구를 기다리며 수도원 주위를 걸으며 움직이다 ‘그 옛날 이 지역을 막 뛰어 이리저리 다녔는데’ 하며 조심스럽게 걸으며 옛날을 기억해 보았습니다.

그래도 아직 내 발로 수도원 복도를 걸어서 성당에 가는 것만이라도 얼마나 감사합니까? 아직 차를 빌려 타고 갈 곳을 데려다주는 사람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있을 때 잘해” 하듯이 지금 보고, 듣고, 숨 쉬고, 태양의 힘을 받고, 땅을 디디고 있는 것만이라도 감사하면서 주님을 찬미하며 주일을 지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