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게 자비하신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요한 8, 1-11> 3월 27일

“죄인을 용서하러 오신 주님 찬미 받으소서.” 하며 묵상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알고 믿으며 희망하고 사랑하게 된 것을 감사하고 행복하게 마음으로 느끼며 자비에 대해 깊은 묵상을 하고자 합니다.

서로 사랑하라는 새 계명을 받고도 죄인에 대한 무관심과 무자비한 삶을 반성해야 합니다. 죄를 지었으니 일생 교도소에서 살고 사형해야 한다고 하셨지만, 하느님은 죄를 죄의 값으로 받으려 하시지 않고 자비로 용서하시며 위로해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완전한 사람이 못 되는데도 “네 탓”에는 냉정하고 무자비합니다. 자기 잘못은 용서받고 있어도 없는 것처럼 속이고 감추려고 하지만 남의 잘못은 먼지 하나 털어내려고 눈을 크게 뜨고, 야단법석입니다. 주님은 “나도 너를 용서 한다. 다시는 죄짓지 마라.” 하시며 용서하시는 분입니다. 하느님의 본성은 사랑이셔서 죄를 뉘우치는 사람은 자비의 은총을 받게 되며 우리도 하느님 닮게 창조되어 자비를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자비가 통하지 않는 사람은 남에게 죄를 뒤집어 싸우는 사람입니다. 죄는 벌로만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너그러움 온화함 자비로움으로 다스려집니다. 가까운 사람, 함께 살아야 할 사람이 죄를 지으면 원망, 비방, 저주가 아니고 부정적이거나 단절이 아니라, 오히려 용기와 힘을 주고 긍정적 대화로 풀어나가야 합니다. 이런 사람은 자비를 잃고 무자비하게 살게 됩니다. 손해를 참지 못하는 사람, 상대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 가장 정의롭다고 스스로 자만심을 가지는 사람은 자기 결백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사람입니다.

의사는 환자를 대하면서 자기의 병을 생각하지 않으면 무뚝뚝하고 환자를 더 힘들게 합니다. 자기도 같은 병을 가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는 의사는 병을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나는 절대로 그런 병에 걸리지 않는다.”하고 자신하는 사람은 교만하고 무자비하게 환자를 다스립니다. “병 앞에 장사 없다.”라는 말처럼 죄 앞에 깨끗한 사람 없습니다. 습관적으로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기도하지만, 이 기도가 오늘 나의 현실입니다.

어떤 이는 심술을 부리면서 내가 못 먹는 떡에 재를 뿌립니다. 남보다 내가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고백의 기도하면서 “내 탓이요” 하며 가슴을 칠 때 참으로 “맞습니다. 맞습니다.” 하고 기도합니다. 고백 후 마음이 후련해집니다. 다른 이의 잘못을 보면서 나를 반성해봅니다. ‘나는 그런 경우가 되면 죄를 벗어날 수 있을까? 아니다.’ 하고 상대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이해되지 않는 현상을 보고 답답하게 생각하기 전에 나를 깊이 반성합니다.

자신을 깊이 알면서 자비로 시작하기를 기도합니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기를 탓하는 지혜를 가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