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믿는 사람과 만난 사람의 믿음 <요한 8, 51-59> 3월 30일

“저는 윗대부터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하느님을 만나고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누가 더 하느님을 알고 믿으며 진실과 사랑의 삶을 살겠습니까? 소문을 듣고 아는 것과 보고 아는 것의 차이를 알고 있습니까?

하느님은 듣고 아는 하느님이 아니라, 보고 믿는 하느님을 알려주려고 사람으로 오셔서 알려주시려고 했지만, 볼 것을 보지 않고 장님처럼 살고 믿음을 더듬이처럼 살고 있어 자기가 믿고 싶은 하느님만 찾아 믿으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 하느님이 보내신 아들 하느님을 알지 못하고 성부, 성자, 성령으로 하나이신 하느님이신 줄 모르면서 안다고 하는 태도나 보고도 믿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깨우쳐줘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지금도 있습니다.

성호경을 놓으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찾으면서 아버지 하느님 구세주이신 하느님, 진실과 사랑으로 인도하시는 하느님을 모르고 그저 주님만 찾으니 즉, 아브라함의 하느님만 찾으니 하느님이 사랑으로 하나이심을 모르고 “주님! 주님!”만 부르고 나의 소원만 구하며 이루어지기를 기다립니다.

저는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느님 아버지를 믿으며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러 오신 아들 구세주 하느님을 믿으며, 갈 길을 찾아주시는 진실과 사랑의 성령인 하느님을 현실 안에서 찾아 만나고 강한 믿음을 살고 있습니다.

누가 무슨 말을 해도 하느님 말씀만큼 진실한 말씀 없으며 어떤 것을 주고받아도 창조로 얻어서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것만큼 완전한 것을 받지 못합니다. 저 빛나는 태양으로 오는 빛과 힘을 받고, 숨 쉬는데 내 주위와 내 안에서 작용하는 산소로 숨 쉬고, 아침저녁 밥상에 올라오는 생명의 양식인 모든 것은 땅을 통해 하느님이 주신 것입니다. 눈에 보이고 손에 닿고 귀에 들리는 것 한 번도 한 푼을 내지 않아도 주어지는 것 안에서 하느님의 참모습을 보게 됩니다.

성령을 통해 이 모든 사실을 알고 믿음을 갖고 살고 있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그러나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하여 지나쳐서 길을 가고 있으면 아무런 느낌도 없습니다.

눈을 밖으로 돌려도 안으로 돌려도 그곳에서 주님 현존을 보고 기뻐합니다. 아니, 하느님이 거룩하신 것같이 거룩하게 살려고 합니다. 정의대로 살지 못해도 자비롭게 살고, 등을 돌리지 않고 하나 되어 살고, 죽음의 골짜기를 헤매지 않고 생명의 시온산에 살고, 영원한 삶을 믿으며 살고 있습니다. 아브라함이 보고자 하는 하느님 아버지 아들 성령을 매 순간 보고 느낍니다.

가장 무서운 병은 치매라고 생각합니다. 자기가 누군지 모르고, 앞에 있는 너를 모르고, 앞뒤를 분간 못 하는 병입니다. 살아 있어도 사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을 산다고 하는 사람이 기도하고도 기도 의미를 모르고, 미사에 참례하고도 미사에서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산다면 치매 환자입니다. 가장 심한 치매 환자는 냉담자입니다.

오늘 주님을 보고 말씀을 듣고도 누구신지 몰라 돌로 쳐 죽이자고 하는 것같이 주님께 등을 돌리지 말고 마주 보고 주님을 찬미 찬송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