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보다 높이 오를 수 없다. <요한 15, 18-21> 5월 13일

사랑받으려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보다 강하지 않고 윗자리가 없으며 언제나 겸손하고 온유함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됩니다. 사랑받을수록 교만해지고 강한 힘을 가진 자처럼 살려고 할 때 땅에 떨어지게 됩니다.

어떤 공동체에서 사랑받기 시작하면서 자기 위치를 파악하지 못하여 우쭐거리고 나보다 나은 자가 없는 것처럼 살려고 하면 끝자리로 내려앉게 됩니다. 사람은 높이 오를수록 낮은 자리를 탐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주님을 중심으로 형성된 천주 교회가 하느님의 사랑받는 교회임이 틀림없으나 스스로 자랑하거나 교만에 빠져 있으면 처음만 같지 못하고 가장 낮은 자리에 살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다.” 주님이 박해받았으면 너희도 박해받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아브라함을 통해 선택받은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겸손하게 박해받고 살고 있으며 교회도 끊임없이 박해의 연속이며 박해 속에 성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하느님은 사랑인데 어찌하여 사랑인 하느님 믿고 말하며 사랑하는데 고통이 이렇게 심할 수 있습니까? 제가 믿음을 갖고 사는 이유는 좀 더 편하고 안전하고 행복해지려고 하는데 바라는 것은 온데간데없고 어려운 일만 일어나는데 어찌 된 일입니까?”하고 의문을 던지는데 저는 “더 행복하기 위하여”라고 대답합니다. 우리 주인이며 사랑의 주체자인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셔서 온갖 시련을 겪으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셔서 죽음의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려주셨습니다.

저는 한국의 성지를 대부분 순례하고 다녀왔습니다. 그 고통의 순간을 참고 견뎌낸 순교 성인들의 역사는 순간순간 뭉클한 감동을 줍니다. ‘그분들의 수난 역사가 아니면 하느님의 사랑을 증명할 길이 어디 있을까?’ 매 맞고 칼 아래에 목을 내밀고 주님을 찬미하며 순교를 맞이하는 순간을 생각하며 약한 믿음을 강하게 키우고 하느님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하며 살려고 합니다.

그러나 세상 한 편에는 더 편리한 세상의 가치를 따라 아이 낳지 않고 편하게 사는 길을 따라갑니다. 결혼해서 아이들에게 시달리는 것보다 아이 없이 편하게 사는 것, 종교적 규제보다 편하고 안일하고 즐기고 놀기 좋은 세상을 바랍니다. 그런 세상에 살기를 바라고 그런 사람이 사는 것을 따라 살고 있습니다.

십자성호를 놓으면서 고통 없는 세상을 바라고 산다면 주님의 사랑을 받고 살 수 없습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아 나에게로 오너라. 네 짐을 가볍고 편하게 하겠다.” 하십니다.

오늘도 주님의 짐을 지고 주님 따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