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평등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마태 20, 1-16> 8월 23일

평등의 원칙은 생명에 관한 본질적 실천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에게 평등의 원칙을 따라 자연의 모든 영향을 골고루 베푸시는 분입니다. 태양은 어떤 위치에 있든지 빛과 열을 주고 땅은 어떤 사람이 씨앗을 뿌려도 싹이 나고 결실을 보게 됩니다.

조건을 따라 더 주고 덜 주는 것이 아니라 생명에 필요한 만큼 주십니다.

오늘 일꾼의 품삯을 생명에 필요한 만큼 주는 주인에게 더 많은 보상을 요구하며 불평하는 사람에게 자기 것을 갖고 가라고 하십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하루 세끼의 밥을 먹으면 살게 됩니다. 차별은 분쟁의 원인이 됩니다. 그러나 필요에 따라 처리해야 할 일이 일어납니다.

저는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정을 부제 때 들으면서 교회 안에 차별이 없어지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교회를 바라보았습니다. 예전의 피라미드식 구조가 원의 구조로 바뀌면서 전례 양식부터 제단이 돌려지고 마주 보게 되었습니다. 성체 난간이 없어지면서 외적으로, 내적으로 교회는 차별이 없어지고 평등의 관계가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수도원에 들어왔을 당시에는 성직 지원자와 평 수도자의 차별이 있어 옷부터 달랐지만, 지금은 똑같은 옷을 입습니다. 교육도 별도로 받았지만, 지금은 똑같이 교육받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어머니 한 분이 오셔서 저의 집은 다 평화로운데 큰딸이 조금 말썽을 부려서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아들보다 딸을 더 좋아하지만, 그때는 아들을 더 좋아해서 아들을 특별대우하는 시대였습니다. 제가 혹시 딸이라고 차별해서 무시하지 않았는지 묻고 만일 그랬으면 오늘부터 똑같이 사랑하시라고 했습니다. 6개월 지난 다음 찾아오셔서 요사이는 말도 잘 듣고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같이 차별은 분열을 낳고 시기 질투의 기회를 만들어 냅니다.

부모님은 가정 안에서 사랑의 모범입니다. 아버지가 가부장적이어서 자기만 대우받으려고 하면 나중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옵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받지 못합니다. 저는 모든 것의 완성인 십자가의 사랑을 인식하지 못했으면 하느님 사랑에 함께 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사랑이 성장하듯이 우리도 차별 없는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