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근원이며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느님 <루카 6, 1-5 > 9월 9일

사람이 생명을 부모님을 통해 얻지만, 생명의 근원인 하느님이 아니면 공기, 태양의 빛과 열, 물, 음식을 얻을 수 없습니다. 주의 기도문 안에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하루 살기 위해 의식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그 외에도 생명이 유지되려면 필요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안식일에 밀 이삭을 비벼서 먹는 제자들을 보고 비난하는 말에 주님은“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하시며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지 않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과의 관계에 있어 법대로 율법의 정신대로 지켜야 한다고 하지만, 생명을 중심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주일날 미사 참례 때 영성체하려면 공심제 법이 있어서 자정부터 미사 전까지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원산에서 성체를 영하려면 도시락을 싸가서 미사 후 어디서든지 점심을 먹고, 교리를 배우고, 오후에 성체강복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주일 미사도 저녁 미사가 없었고 아침 미사, 어린이 미사도 없었습니다. 우리 수도원 역사 자료실에 있는 원산 미사 광경을 보면 알게 됩니다.

그 후 영성체 “3시간 전” 시대의 필요에 따라 “1시간 전” 하다가 공심제 법이 없어졌습니다. 미사 시간도 주일 미사만 하다가 토요 특전 미사가 생겨 주일에 여행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일날 여행이나 휴식을 위해 노는 시간도 없었습니다. 요사이는 주 5일제가 되니 토요일과 주일 휴식을 위해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율법에 따라 지켜야 한다고 고집부리는 바리세이나 율법 학자를 향하여 “안식일은 사람을 위한 날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 있지 않다.” 하신 것은 이해심 있게, 지혜롭게 들어야 합니다.

모든 법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법을 위하여 사람이 사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주일날 일하는 사람에게 평일 하루를 주님 찾아 감사와 찬미의 날로 정하고 미사에 나오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르쳤습니다. 시골에는 5일마다 장날이 있어서 주일이라도 장을 일찍부터 준비해야 하는데 장날 전날 미사를 못 하면 다음 날이라도 미사에 참례하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일용할 양식을 구하는 기도는 기도뿐만 아니라, 일을 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사랑의 나라이고 율법의 완성은 사랑입니다.

사랑은 “너와 나, 우리”라는 관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성부, 성자, 성령의 하느님은 사랑의 관계로 영원으로부터 현존하시고 현존의 의미를 전해주고 전해지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관계는 시공간 안에서 변화합니다. 어제의 관계가 오늘 유지되려면 시류와 환경을 따라야 합니다. 우리는 사시사철 옷을 기후에 따라 입고 갈아입습니다. 변화된 교회의 모습을 보고 우리의 삶도 변화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피라미드식이 아니라, 둥근 원의 모습으로 변화되어 서로 사랑하는 관계 속에 성장함을 사제나 평신도나 인정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