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정의와 자비의 한계 <루카 6, 6-11> 9월 11일

법의 정의가 옭매는 것이라면 법의 자비는 풀어주는 것입니다. 법의 정의 앞에는 긴장하지만, 법의 자비 앞에는 자유로움을 가집니다. 사형수가 죽음 앞에 긴장하지만, 사면받으면 자유로워집니다. 검찰의 정의로 엄한 벌을 받지만, 심판관의 자비로 형이 감하거나 무죄가 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오늘 아침 기도 독서 야고보서 2, 12-13에 “무자비한 사람은 무자비한 심판을 받습니다. 그러나 자비는 심판을 이깁니다.” 하는 말씀을 들려줍니다. 오늘 무자비한 바리사이나 율법 학자들은 안식일에 대한 엄격한 규정을 놓고 주님의 행위를 판단하려고 했지만, 하느님의 무한 자비는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시며 안식일에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1+1=2이지만, “1+1=10+A=무한”이란 답을 만들어 냅니다. 정의는 원칙이고 자비는 비 원칙이며 사랑입니다. 자기를 보호할 의무가 최상이지만, 그 자기를 희생하는 것이 자비와 사랑입니다. 우리는“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를 믿고, 희망하고, 사랑합니다.

사십여 년 전 여동생 수녀가 화원 교도소 죄수들 사목과 돌봄을 할 때 찾아가 사형수를 세 사람 만나게 되었는데 두 사람은 항소했으나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한 사람 항소도 하지 않고 “저는 죽을 죄인입니다.” 한 사람은 무기로 형을 받고 20년 가까이에서 사면받고 꽃동네에서 봉사하다가 지금은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수도원 방문한 적도 있습니다.

한 사람은 대구의 배자 못 토막살인 사건의 주인공인데 세례받기 전까지 2년 동안 범죄를 부인하다가 하느님을 알고 믿으면서 자기 죄를 고백하여 사형 판결을 받았습니다. 사형 집행 때 돌보던 수녀님이 찾아가 울면서 이별하니 “왜 우십니까? 축하해 주세요. 내 죄를 용서한 주님 만나러 가는데”라고 말하고 집정관이 사형장에서 “마지막으로 할 말이 없는가?” 하니 “하느님을 모르고 살던 때보다 하느님 알고 믿으며 희망과 사랑으로 죽는 것이 행복입니다. 여러분도 하느님 믿으세요.”하고 사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렇게 믿음을 증언하며 하느님의 자비를 희망했다고 합니다.

저도 아침 미사 드리며 죄를 고백하고 자비송을 세 번이나 노래 부르며 간청했지만, 하느님의 자비가 아니면 우리의 믿음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비록 죄를 지어도 하느님 자비를 믿고 희망하며 사랑하도록 기도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는 영원하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