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제나 내일의 것이 아닌 지금이다. <루카 10, 25-37> 10월 9일

과거는 시간 뒤에 사라지고 미래는 올지 오지 않을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과거에 해야 할 일을 다 했다고 해도 지금 내가 하지 않으면 지난날은 없어집니다. 아니, 내일 내가 이런 일을 하겠다고 해도 올지 오지 않을지 모르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아침 다르고 저녁 다릅니다. 어제 일이 오늘 반복되지 않습니다. 주의 기도문에 “오늘”이지 내일을 말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에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을 물었을 때 “공로를 많이 쌓아라.”도 아니고, “이런 일을 하라.”고도 아니고 모든 조건을 넘어 지금 눈앞에 해야 할 일을 하라고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사람과 사마리아 사람은 서로 외면하고 상종하지 않았지만, 현실 앞에서 아니, 지금이란 사건 앞에 어제 일을 생각하지도 않고 내일로 미루지도 않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면서 칼 맞아 쓰러진 사람을 도왔다고 합니다.

지금 눈앞에 고통을 당하는 이를 보고 시간을 두고 생각할 일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참사랑입니다. 어느 본당에 있을 때 본당 25주년 준비하며 큰 체육대회를 준비하며 모금하던 중 상주 지방에 큰 홍수가 와서 집이 떠내려가고 죽고 하여 본당 임원들과 회의하며 “우리 행사보다 그 지역을 돕는 것이 우선이 아니냐?” 하며 25주년 행사는 간단히 성당에서 미사 드렸습니다. 마치고 모금한 돈 전부와 한 트럭 분의 옷가지를 모아 상주 서무동 함창 본당을 찾아 도움을 주었을 때 더러 불평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이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어느 사업하는 신자에게 저녁 식사 초대를 받고 저녁을 잘 먹고 나니“신부님 저는 오늘 아이들 데리고 마지막 식사입니다. 오늘 제 주머니는 식사비 낼 십만 원짜리 수표가 마지막 돈입니다. 죽지 않으면 빚도 못 갚고 희망이 없습니다.” 온 가족이 죽겠다고 했습니다. “그래, 얼마가 있으면 됩니까?” 하니 구백만 원이라고 했습니다.

마침 제 통장에 800만 원이 있었는데, “내일 찾아오시면 전부 드리겠습니다. 그 돈을 받은 분은 찾아오지 않지만, 살아 있을 것입니다. 사목 생활 40년 그런 일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 착한 사마리아인을 본받아 “가서 너희도 그렇게 하여라” 하신 말씀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현실에서 자비를 베푸는 일에 마음 쓰지 않고 과거의 관계에 마음 쓰며 어제 일에 마음 빼앗기고 지금 일어난 일을 무시하거나 피해 가면 지금 내 앞에 일어난 일을 보고 자비를 베푸는 일에 무관한 사람, 지나가는 사람이 됩니다.

강도 만나서 난장판이 된 사람 보고 지나가는 사제 레위 사람이 되지 않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