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꾼은 많으나 일꾼다운 일꾼이 없다. <루카 10, 1-9> 1월 26일

제가 60년 전 사제가 될 때 300여 명의 사제가 있었고 지금은 5,000명이 넘는 사제가 있습니다. 그 당시 신자 수는 100만 명, 대구교구만 본당 수가 100개도 안 됐고 구미 읍만 해도 본당이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구미시 하면 본당이 10개도 넘습니다.

그 많은 일터에 사람들이 있는데 성당은 비고, 사람들은 줄어들고, 활동 범위도 축소되어 가고, 추수가 적어집니다.

그리고 창고에 쌓여야 할 곡식이 비워지고 노인들만 남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오늘 주님의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다.”를 저는 일꾼은 많으나 일꾼다운 일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도 같은 양상입니다. 공무원 수나 정치에 참여하는 사람은 많으나, 올바른 정치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누가 말하듯 국회의원 중 41%가 범죄자라고 하는 말이 사실이면 나라가 나라답지 않습니다. 우리 교회도 580만 명이 세례받은 신자이면서 100만 명도 성당에 나오지 않으면 정상적 교회라 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 어찌하시겠지.” 하고 기다리면 서양의 성당같이 술집에 팔아서 술집이 되고 말 것입니다.

사제나 교회 책임자만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세례받은 모든 사람의 책임입니다. 우리는 세례성사로 하느님 밭의 일꾼으로 불렸기 때문입니다. 교회도 전제주의에서 민주적으로 바뀌어야 모두가 책임지는 일꾼이 됩니다. 일꾼이라면 권력, 재력, 명예가 아니라 봉사, 나눔, 친교를 행하며 가난한 사람, 고통 중에 있는 사람, 눈물 흘리는 사람, 절망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사람 안에 있어야 합니다.

이는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동정심에서가 아니고 약하다고 잠깐 바람이 지나가듯 돕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사랑으로 도와야 합니다. 피상적 행동은 지속성이 없어서, 하다가 중지합니다. 늘 온화한 햇빛처럼 땅을 비추듯이 비추어서 빛이 되고 힘이 되는 삶이어야 합니다.

오늘도 한 가지 일이라도 눈앞에 닥치면 몸을 아끼지 않고 기도하고 일하며 살기를 기도합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현실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환경 탓하지 말고 환경을 바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