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사람이 되지 말자 <마르코 7, 1-13> 2월 6일

정의는 알고 자비를 모르는 사람은 비정한 사람이고 정의와 자비를 아는 사람은 하느님과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 아는 것이 있어서 입술은 잘 놀리지만 행동이 따라오지 못하면 약속을 어기고 남을 속이는 사람으로 남게 됩니다. 말 잘한다고 변호사가 아니라, 사건의 전부를 인식하고 깨우친 사람이 올바른 변호사가 될 수 있습니다. 존재의 전부를 알고 계신 주님 앞에 어떤 일을 내놓으면서 자기주장을 하면 주님 앞에는 어리석음뿐입니다. 손을 씻고 음식을 먹어야 하지만, 물이 없으면 할 수 없고 아무리 법이 정한 일이라도 현실에 적합하지 않으면 못 할 수 있습니다. “한 달에 28일이 있는 달이 어느 달인가?” 할 때 2월이라고 대답한다면 틀린 대답입니다. 열두 달 전부 28일이 있습니다.

오늘 지혜로운 응답은 “입으로만 나를 공경하고 마음은 내게서 멀리 떠나 있다.” 하시며 말과 마음의 일치를 강조하셨습니다. 주님은 간음하다 걸린 여인을 자비로 용서해 주실 때 “아니다.”라고만 말씀하시지 않고 “너희 중에 죄 없는 사람 돌로 쳐라.” 하시니 모두 떠나갔다고 합니다. 남의 탓을 하기 전에 내 탓을 먼저 생각하고 반성의 여지가 있어야 합니다.

남을 비방하기 전 자기 자신을 진실과 사랑으로 들여다보는 지혜를 가져야 바로 살게 됩니다. 어른이 되어보지 않고 어른을 바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 저렇게 살고 있지?” 하지만 자기도 늙어보지 않고는 이해되지 않는 일을 보게 되어 마음의 불편을 느낀다면 하나만 알고 둘을 모르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가끔 장상의 입장을 모르면서 장상의 행위를 비난하고 원망할 때도 있지만, 그 전에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겸손하고 온유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느님의 입장에서 하느님을 믿지 않고 내 편리한 대로 믿으면 올바른 믿음이 아닙니다.

나는 열심히 주님 믿고 바라고 사랑하며 살고 있는데 나의 고통을 아랑곳하지 않는 것같이 느껴져서 믿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고 떠나려 하지만, 내가 현실을 아는 것보다 더 잘 아시는 하느님께서 더 올바르게 해결해 주십니다.

만일 믿음에 의심이 생기면 희망을 품고, 절망이 오면 사랑으로 건너가야 합니다. 순교자들은 믿음과 희망으로 절망에 빠져도 사랑을 따라 목숨마저 봉헌하면서 믿음과 희망으로 복귀하고 사랑으로 완성했습니다.

태양이 지구를 공평하게 앞뒤를 비추듯이 하느님의 공평함을 굳게 믿어 의심 없이 사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