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육 간이 깨끗해야 일치할 수 있다. <마르코 1, 40-45> 2월 11일

옛날에는 나병은 불치병이라 생각하면서 거리 두고 살거나 사람 사이에서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병을 옮길 뿐 아니라, 냄새나 모양 등으로 함께하기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가까이 다가가고 다가오는 이야기는 그 시대 사람들에게 놀라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의 접근을 막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병까지 낫게 해주셨습니다.

우리 수도원에 쓰레기를 치우는 수사님이 있는데, 저는 늘 성당에서 그 옆자리에 앉고 함께 기도합니다. 제일 소중한 자리에 살고 있다고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몸에서 냄새는 없고 늘 향내가 납니다. 무엇이든지 주고 싶고 함께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수사님은 저의 발톱도 깎아주고 이발도 해주십니다.

깨끗한 사람은 마음으로부터 깨끗해야 합니다. 오늘 나환우의 치유는 그 당시 그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계속 이루어져야 합니다. 전례 참석자는 제일 좋은 옷을 입고 참례해야 합니다. 부엌에서 일하다가 그대로 참석하면 냄새와 겉모습이 아름답지 않아서 주위 사람에게 혐오감을 주게 됩니다.

그러나 외적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적 깨끗함입니다. 미사 전 참회와 자비 예절은 주님과 하나 되기 위해 꼭 필요한 행위입니다. 자비송을 외우고 적극적으로 참례해야 죄의 사함을 받고 깨끗한 영혼이 되어 주님과 하나 됩니다.

제사에 참례하려는 사람은 몸도 마음도 깨끗해야 그 정성이 하늘에 닿을 수 있습니다.

영육 간에 깨끗하게 되려면 준비와 실천이 따라야 합니다. 여기서 한 가지, 옛 습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마음으로 정화의 기간이며 주님과 하나 되는 사순절이 앞에 다가옵니다. 40일간 기도와 일치의 시간을 가지려는 사람은 죄를 짓고 사순절을 지내다가 부활 전에야 성사 보는 습관을 버려야 합니다. 사순절은 시작하는 날, 머리에 재를 받고 재와 함께 사는 기간이 아니라, 더러운 것을 불태워 깨끗한 몸으로 살아야 합니다. 사순절은 더러움을 갖고 지내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영과 육으로 준비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적어도 재의 수요일 깨끗함을 지니고 하느님 나라에 사는 사람으로 사순절을 준비하고, 주님과 함께 십자가를 지고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동참하고, 영광의 부활 주일을 맞이해야 합니다. 소위 판공 성사만 보고 사순절을 잘 지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사순절에는 하지 않던 일을 만들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생 주님을 따르며 살아오던 것을 더 완전하게 실천하며 더 깨끗하고, 정직하고, 사랑으로 불태우며, 영육이 깨끗하게 살며, 주님과 하나 되고, 십자가를 지고 천상의 아버지에게 갈 수 있고, 주님과 하나 되기를 기도합니다. 성경은 그 시대에 일어난 역사적 의미를 넘어 오늘 믿음을 사는 이에게 똑같은 의무를 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