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것 사라져도 신은 살아있다. <요한 2, 3-25> 3월 3일

많은 사람이 우주의 끝 날을 말하고 있던 것이 여러 사건으로 없어지지만, 재건되어 새로운 삶을 살게 됨을 역사 안에서 경험합니다. 천몇백 년 동안 나라 잃고 헤매던 이스라엘 백성은 살아있는 민족과 사람들에 의해 나라를 찾아서 다시 세우고 역사 안에 모습을 드러내고 살고 있습니다. 가을 지나 겨우내 나뭇잎과 열매를 다 내려놓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다가 봄의 소식을 전하려고 생명의 몽우리가 달리고 싹이 트며, 생명의 향기를 내뿜으며 다시 여름을 장식하고, 잎이 자라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게 하듯이 오늘 주님은 영원히 살아계신 존재로 성전을 허물어도 다시 짓고 성전을 세우겠다고 하시며 주님의 영원함을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그 말씀이 역사 안에 실현되었음을 알고 믿으며 사순절에 자선 기도와 금식을 하며 주님의 부활을 기다립니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에게 끝은 없으며 항상 새로운 찬미 찬송만 있습니다. 죽음도 죽음으로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영원한 삶을 기대하며 사는 것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입니다.

묵주기도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며 주님과 함께 통고의 눈물과 고난에 참례하지만, 영광의 신비를 묵상하며 환희와 기쁨에 넘쳐 희망의 나라로 저를 초대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느낍니다.

우리나라 옛날 생활을 찍은 사진과 현대 생활을 비교하면 변화의 현상에 놀라게 됩니다. 40년 된 옛 수도원에 불이 나서 모든 것이 사라진 것 같았지만, 새로 지은 집 방에서 편하게 살고 있음을 감사하고 살아갑니다. 한동안 모금하려고 이 본당 저 본당 다니며 낯선 곳에서 밤을 새우며 일하던 것도 큰 경험이며 이루어진 다음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불이 나서 놀라고 눈물 나던 것이 웃음으로 변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돈 주고도 사지 못한다.”라는 말처럼 주님의 십자가는 어떤 가치에도 비교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삭막한 겨울을 지내며 맞이하는 봄은 더 향기롭고 아름답습니다.

예루살렘 성지순례 가서 주님의 십자가 세웠던 자리에 무릎 꿇고 기도하면서 이 자리에 십자가가 서 있지 않았으면 우리 구원의 표징은 없었다고 하며 한참 기도했습니다. 저도 주님처럼 십자가에 달려 주님의 믿음, 희망, 사랑의 열매를 맺어 믿음 없는 사람에게 믿음 주고, 희망 없는 사람에게 희망 주고, 사랑 없는 사람에게 사랑 주고 살아야 함을 결심하고 일어났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할 때마다 십자가 세웠던 자리를 연상하며 십자가의 현실성을 연상합니다. 저의 페이스북을 보시면 영광스러운 주님의 모습과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에서 피땀 흘리며 계신 사진을 보며 성호경으로 몸에 놓은 십자가를 떠나지 못합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더 힘을 내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주님 앞에 나갈 때까지 달려갑니다.

“나는 죽음 가운데 사라지지 않고 다시 살아날 것이다.” 하시는 희망의 메아리를 들으며 오늘의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믿음 안에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