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는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받는다. <마태 18, 21-35> 3월 6일

미사 때 자비를 구하는 기도는 죄인으로서 생각과 말과 행위로 죄를 지은 죄인이오나 우리가 죄인을 용서하듯이 우리의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 만나고 대화로 화해와 일치의 사랑 기도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고백성사는 죄를 고백하고 용서받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죄의 용서를 받으려면 내가 먼저 형제의 죄를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합니다. 주의 기도문을 따라 기도는 말만 아니라, 실천이 따라야 한다고 비유까지 들어주십니다. “저희가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미사 중에 영성체 준비하며 바칩니다.

용서는 용서하는 사람의 전매특허입니다. 내가 용서하지 않으면서 많은 죄를 용서받지 못합니다. 오늘 만 달란트 빚진 사람처럼 무자비하다면 무자비를 받게 됩니다. 어떤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내가 용서하지 못하고 사는 것이 없는지 반성하고 자비를 받으려면 자비를 베풀어야 함을 깨우쳐야 합니다.

속담에 열 끼를 굶어 보지 못한 사람과 이야기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고통의 신비, 고통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깊은 뜻을 헤아리지 못합니다. 제가 주님께 감사하는 것은 일제 강점기를 거쳐 6·25의 비참함을 눈앞에서 보고 괴나리봇짐을 지고 며칠을 인민군 피해 피난길에 올랐습니다. 열흘 동안 빈 쌀통을 보며 전쟁을 치렀습니다. 16살에 1·4후퇴 때 제주도를 거쳐 부산까지 내려갔습니다. 몇 개월 세관 바닥에서 잠을 자고 부두 노동을 하며 소위 “꿀꿀이죽”을 부산역 앞에서 사 먹으며 목숨을 이어가다 인천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할 일이 없어 부산 수영 비행장 미군 부대 쓰레기 치우는 조합에 몸담고, 미군 쓰레기통에서 먹다 남은 음식을 거두어 부대찌게 만들어 먹으며 노동하고, 자동차 조수를 하면서 살았지만, 주일을 궐하지 않고 미사에 참례한 경험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주셨습니다. “고생 끝에 낙이 있다.” 믿습니다. 안 되는 일 뒤에 준비된 일이 생깁니다.

그러나 무자비한 행위의 끝은 무자비입니다. 욕 잘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욕을 먹게 됩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합니다. 전쟁의 상태는 무자비의 연속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바로 살고 행복하게 사는 길인지 “죄 여를 돌로 쳐 죽일까요?” 하는 사람들에게 “너희 중에 죄 없는 사람 돌로 쳐라.” 하니 나이 많은 사람부터 돌을 놓고 그 자리를 떠나갔다는 이야기는 깊은 감동의 현실입니다.

사형수를 만나러 간 어떤 국회의원이 면담하면서 “여기 있어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다.” 했다고 합니다. 지식이 높을수록, 자리가 높을수록 죄의 빈도는 절정입니다. 하지 않아야 할 행위를 하고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으면 월권과 직무 유기죄가 쉽게 성립합니다.

서로 용서하며 낮은 자세로 살고 물처럼 온유함으로 무엇이든지 받아들이며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