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구원의 표징이며 승리의 표징이다. <요한 3, 14-21> 3월 10일

십자가는 대역 죄인에게 형벌을 주는 도구였지만, 주님은 온 인류의 구원 도구로 바꾸고 십자가의 희생으로 전쟁터에서 승리한 표지로 기록되어 지금은 적십자, 녹십자 등으로 사용하고 마을마다 세워진 십자가, 집집이 벽에 걸린 십자가를 보면서 희망을 품습니다. 몸에 십자 성호를 놓으면서 주님의 보호와 안정을 기원하며 기도의 시작과 마침에 몸에 십자 표지를 놓습니다. 축구 경기를 보다가 외국인들이 골 하나 들어가면 성호를 놓고 손을 들어 하느님의 도움으로 승리했다고 기뻐하는 모습도 보면서 십자가는 온 인류의 승리 도구가 되었습니다.

십자가는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 승리의 구원 표징입니다. 주님은 말씀 중에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각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 하심으로써 구원과 승리를 약속하셨습니다. 십자가의 본질은 고통이며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피하지 않고 맞대면하여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어느 날 설악산 정상에 몇십 년 동안 자신과 가족을 위해 짐을 나르는 사람 이야기를 들으며 가족을 살리기 위해 장하다고 감동한 적 있습니다.

어떤 일을 위해서는 이런 수고와 고통을 극복해야 합니다.

오늘 저의 동생 수녀 레디시아 서원 60주년 기념일이라고 알려줘서 기도하면서 ‘그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잘도 지고 60년을 살았구나. 이는 주님이 주신 은총이 아니면 갈 수 없는 길을 걸어왔구나’ 생각했습니다. 주님께 감사하면서 수녀원 안에서 서로 기념한다고 해서 기도 중 마음껏 축하합니다. 잘도 주님을 따라 살려고 십자가를 지고 먼 길을 오셨네요. 나도 이 길을 60년 넘게 살고 있지만, 이 길은 주님 십자가의 힘이 아니면 갈 수도 할 수도 없는 길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하면서 누구나 느끼는 것이지만 주님이 그 길을 가시지 않았으면 아무도 이 길을 가지 못하는 길입니다.

사순절의 의미도 주님의 40일간 광야 생활을 본따 주일 빼고 40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죽을 4자”라고 4를 싫어하는데 성서는 4가 많이 나와 묵상기도 중에 알아보니 4는 완전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동서남북 아니, 지구가 둥근 것도 완전입니다. 사순절의 의미를 따라 살려면 하는 둥 마는 둥이 아니라, 모든 일을 열정을 다하며 완성하는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죽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주님 따라 아직도 남은 십자가를 지고 자유, 평화, 기쁨으로 구원의 길로, 승리자의 길로 나아가도록 기도합니다.

십자가는 피하지 말고 끌어안아야 구원과 승리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