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요한이 전한 예수그리스도 수난기 18, 1-19, 42> 3월 29일

주님 수난 절정의 날입니다. 주님이 고통 속에 신음하시며 이 길이 생명의 길이며 진실과 사랑의 길임을 증명하고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고 올리브 동산에서 피땀 흘리며 죄인들 아니, 오늘을 사는 모든 이의 죄와 악으로 생기는 고통까지 내다보시며 기도하시고, 악당의 손에 잡혀서는 죄 없이 죄인 취급받으시며 도를 넘는 매를 맞으시고, 조롱당하고, 가시관을 쓰고 대중 앞에 끌려 나가셨습니다. 어제까지 인기가 높아 예루살렘 성문에서 “호산나”하고 찬미 소리 드높던 분에게 “십자가에 죽이시오” 하며 대중의 저주 소리 듣고 골고타 사정으로 처형당하시러 끌려가셨습니다. 역사 안에 이런 고통을 당하며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없습니다.

그분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온갖 생명을 사랑하셨으며 우리의 고통을 극복할 힘을 주시러 오시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며 자유, 평화, 기쁨 중에 살도록 마련하셨는데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세상에 태어나는 아기는 울음부터 시작하듯이 조금 철이 난 아이들은 살기에 고통스러우면 “어머니 왜 저를 낳으셨습니까?” 하고 항의도 합니다. 아니, 많은 이가 고통 속에 “죽고 싶다.” 하고 죽음의 길을 찾아갑니다.

고통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어떤 이가 “유대인은 왜 박해받는가?” 하는 질문에 “선민사상 때문이다.” 말합니다. 오늘 주님을 십자가의 고통으로 이끄는 것도 하느님께 선택받았다는 생각이 이렇게 무모한 짓을 저지르고 역사에 기록을 남겼습니다. 지금도 그 사상으로 이웃과 친교를 갖지 못하고 전쟁에 휘말리고 있습니다.

이같이 우리의 고통도 자신들이 만드는 구렁텅이입니다. 살아가는 데 장애가 없을 수 없으며 죽음의 보편성은 사고나 병으로 당하게 됩니다. 30대, 40대 사람들이여! 적어도 100년 후 자기는 어디에 있을까요? 분명히 여기 없으며 없어지기 전 심한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자기 것이라 주장하던 것들은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고 누리던 것은 다른 사람이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나의 중요성을 알고 의식하며 살려면 앞에 전개되는 길에 많은 장애를 의식해야 합니다. 각자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고통을 수용하는 마음으로 온유하게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 길을 묵상하며 기도하다가 힘드시면 중단하라고 말씀드리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갑시다.” 기도합니다. 우리는 오늘 주님께 고통의 중단없는 전진을 배우고 깨우치고 “저에게서 십자가를 벗겨 주세요.” 기도하지 않고 “십자가를 죽을 때까지 지고 가도록 힘주시고 이끌어 주세요.” 기도합니다. 주님께 인내의 힘과 끝까지 십자가 지고 가는 힘 주시기를 기도하며 주님과 함께합니다.

<내일 성 토요일은 침묵의 시간을 가지려고 묵상 글을 올리지 않습니다. 각자 자기 십자가가 무엇인지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죽음 뒤 부활의 기쁨을 맞이하시기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