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사업의 연장, 성장시키는 노동의 가치 <마태 13, 54-58> 5월 1일

아무리 나무에 먹음직스러운 과일이 달려있어도 따는 사람이 없으면 음식상에 오르지 못하고, 가을에 벼가 익어 고개를 숙여도 벼를 베어 방아를 찧지 않으면 밥상에 오르지 못하고, 음식을 만드는 사람이 없으면 음식상이 차려지지 못하고, 음식이 만들어져도 나르는 사람 없으면 손님 식탁에 음식이 놓이지 못합니다. 노동은 창조 사업의 협력자요, 세상의 질서를 만들고 많은 사람이 편하게 살도록 이끕니다.

저는 초등학교를 나오고 가난한 가정을 도우려고 14살부터 가게의 서빙도 하고 건설 현장에서 밤에 건축자재를 지키는 밤일도 하고, 16에 세관의 급사로 들어가 청사를 청소하고 겨울에 난로도 피우고 사무원의 잔신부름하며 일하다가 6·25가 발생했습니다.

할 일이 없어서 아이스케키 통을 매고 인천 배다리 시장을 돌며 “아이스케키” 소리 지르며 판매하다가 미군 비행기가 폭격하는 바람에 혼비백산하여 집으로 도망가기도 하고, 어머니 따라 야채 장사도 하고, 시내에서 떨어진 곳에서 피난 가는 사람들에게 노점 장사도 했습니다. 1·4후퇴 시 단신으로 세관에서 주는 배표 하나 받고 제주도를 거쳐 부산으로 피난 와서 세관에 머물며 먹고 살기 위해 부두에서 전쟁 물품 나르고 정리하며 노동하고 수복해서 인천에 돌아갈 때 150만 원이란 큰돈을 벌었습니다. 세관에 일이 없다고 잘려서 고심하다가 다시 부산에 가서 수영 비행장에서 미군이 버리는 쓰레기 조합에 들어가서 일하다가 자동차 조수로 운전하기도 하고 18살에 미군 부대 목공소에 들어가 군수물자 운반하다가 부서진 통을 다시 만들어 일선에 보내는 일을 했습니다. 아버지께서 취직이 되어 제가 벌지 않아도 되어서 공부하려고 한 달 미사에 참례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청원기도 하고 들어주셨습니다. 오늘 피정 오시는 송도 성당 자리에 선장이나 기관장 되는 상선 학교에 들어가 뱃사람 되려고 하는데, 선생님이 “너는 뱃사람 될 성품이 아니다.” 하여 일반 학교로 옮기고 수도자가 되려고 왜관에 찾아와 순심학교 졸업 후 신학교에 들어가 수도사제가 되었습니다. 주님은 30살이 될 때까지 목수의 아들로 일하시고 저는 20살까지 온갖 잡일을 하다가 사목하고 지금껏 일하고 있습니다. 피정 상담, 묵상 글 보내기 하며 죽을 시간도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도원에서 일하시는 분들 관심 갖고 소풍 때 조금이지만, 커피값 주고 담뱃값 사비도 나누어줍니다.

수도원에서 제일 존경하는 사람은 청소하는 형제입니다. 가끔 용돈 주며 돕습니다.

우리 주위에서 일하며 땀 흘리는 사람에게 관심 갖고 사랑하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