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이 충만한 사람은 기쁨이 충만합니다. <요한 15, 9-11> 5월 2일

서로 만나서 받는 것 주는 것 있어야 기쁘고, 내 존재를 알아주고 인정해 줄 때 기쁨이 충만합니다. 보고 싶은 사람 만날 때, 찾던 물건을 찾았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세기에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서 세상에 오시겠다고 약속한 다음 참으로 오셨기에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저는 수백 번 피정을 지도하고 하느님 사랑을 전해주며 주님을 만나게 하면서 슬픈 얼굴이 빛나고 기쁨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보면서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며 은총의 보물창고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예루살렘 성지를 찾아갔을 때 출렁이는 마음의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기쁨에 넘친 적이 있었습니다. 주님이 걸으시고 살며 숨 쉬던 곳, 기적을 행하신 곳, 수난의 길 등 온갖 곳을 다니며 ‘이런 행복을 저에게 내려주시다니’ 했습니다. 한곳에 머물러 기도하며 주의 기도를 선포한 곳에 우리나라 말로 주의 기도문이 기록된 것을 봤을 때 감동했습니다.

신학교 때 성서 가르치던 교수님이 강의 중 “여러분 일생에 한 번이라도 담뱃값, 술값 아끼고 돈을 모아 예루살렘 성지를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대였는데, ‘언제 갈 수 있을까?’ 했습니다. 신품 받고 30년 후 환갑 기념으로 가게 됐을 때 저는 담배도 끊었고 갈 수 있는 경제적 여유도 생겨서 다녀왔습니다.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충만하다.”

성지에 다녀온 것만이 아니라, 제자들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주님이 살아 계셔서 만난 것같이 우리는 각자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며 참으로 살아계신 주님 만나고 자비, 일치, 사랑하는 시간에 기쁨이 충만해야 합니다. 미사 시간 조금 길다고 “지루하다.”가 아니라, 빵이 주님의 살이 되고 포도주가 주님의 피가 되어 우리 몸에 찾아오실 때 그보다도 더 큰 감동이 일어나 주님으로 기쁨이 충만하게 되어야 합니다.

우리 삶의 중심은 주님의 사랑으로 이루어지고 주님의 사랑 안에 사는 것입니다. 자기 전 십자가의 기도, 일어나서 십자가를 놓으며 감사 찬미드리며 오늘 하루 하느님의 사랑 안에 살게 됨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입니다. 하루 산다는 것 아니, 주님 곁으로 다가가는 삶은 은총의 충만함이며 기쁨이 충만해지는 시간입니다. 오늘 하느님 나라가 선포되고 살게 됨은 은총이며 그로 인한 기쁨입니다. 이제 30년이 지난 성지순례가 잊히고 어디가 어딘지 기억이 희미해지고 있지만, 하느님이 주신 자유, 평화, 기쁨이 넘치는 하느님 나라에 산다는 것으로 은총이 충만해집니다.

오늘도 생명 주시고, 살게 하시고, 삶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는 주님께 감사 찬미드리며 하루를 주님의 은총 속에서 충만한 기쁨 누리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