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경로 수녀회가 운영하는 노인의 집 주방담당 수녀가

원장 수녀에게 저녁거리가 완전히 바닥났다고 하소연 했다.

 "그래도 종을 쳐 저녁식사 때를 알릴까요? 불쌍한 노인들이 와서 어떻게 생각할까요?"

"수녀님, 가서 기도하세요. 우리네 불쌍한 노인들에게 저녁식사가 필요하다는 건

하느님도 아신다는 것을 명심하세요. 그리고 여느때처럼 종을 치세요." 원장 수녀가 말했다.

주방담당 수녀는 서둘러 성당에 가서 기도를 바쳤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저녁식사 때가 되자 그녀는 종을 친 다음 안절부절못했다.

그런데 종소리가 잦아들기도 전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 한 부자집에서 큰 잔치를 준비하여 막 시작하려는데

그 집 아들이 지방의 한 도시에서 앓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

그래서 그 부모는 당장 길을 떠나면서,

아들에게 하느님께서 자비를 베푸시기를 기원하며 잔치 음식과 빵과 넉넉한 액수의 돈까지 더하여

경로 수녀회로 보낸 것이다.

 주방담당 수녀는 곧바로 원장 수녀에게 달려가서 기쁜 소식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