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받아야 할 사람 <마르코 10, 13-16>

힘없는 사람을 보호하는 사랑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어린이는 보호받고 애어른도 보호받아야 합니다. 보호할 사람을 보호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의 도리를 못 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저를 찾아온 사람의 직업을 물으니 “할아버지 할머니 유치원에 일하고 있습니다.” 듣고 보니 참으로 필요한 지혜로운 일이었습니다. 거기는 나이 70~100살까지 있지만 인지하는 나이는 3~4살입니다. 이런 보호 시설이 시골에도 있다는 사실에 감사와 고마움을 느꼈습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88세 오도 아빠스님은 그분 나이 30세 때 만나서 그 젊음을 함께 할 때 똑똑하고, 명랑하고, 환경에 쉽게 동화되고, 일의 내용도 씩씩하고, 활동 범위도 방대하였는데, 80이 넘어서부터 아이처럼 되어 무엇을 의지하지 않으면 걸을 수 없었고, 기도 시간에 책을 찾아주지 않으면 어디를 보아야 하는지 모르게 사셨습니다. 모양도 휠체어를 타야 성당에 오실 수 있게 된 모습은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였습니다. 30대와 80대를 함께 오면서 보고 느낀 것은 시간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보호받아야 할 사람은 이런 경우만이 아닙니다. 가난해서 먹을 것이 없거나 병이 들어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 마음의 상처를 받고 절망에 빠진 사람, 짊어진 짐이 너무 무거워 일어날 수 없는 사람은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어린이를 끌어안으시고” 안아준다는 표현은 보호받을 사람을 사랑하고 받아들인다는 표현입니다. 2월 28일 하노이에서 서로 받아들이지 않고 잡은 손을 뿌리치고 떠나버린 이야기는 많은 사람을 절망에 빠지게 하였습니다. 서로 어른이 되려고 하다가 실패한 국제 “정치적 실패” 사례입니다. 서로 어린이가 되어 겸손과 온유를 저버린 행위는 모두를 불행으로 이끌고 갑니다. 요사이는 노모나 노부를 달구지에 태우고 가는 모습을 보지 못하지만 약한 사람에게 119가 되어 약자를 받아들이고 보호하는 정신으로 서로 사랑하며 사랑하는 세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이곳 수도원에서 인간관계로 바로 서지 못하고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힘과 용기를 주며 오늘도 찾아오는 사람을 진리와 사랑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