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는 길 <마태 18, 19-22>

우리나라의 당면 문제는 남북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오늘 통일 동산에서 8년 만에 한국 주교단이 모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와 미사를 봉헌합니다. 미사에 참례하러 우리 수도원도 아침 일찍 대부분의 수도자가 하나 되는 길을 찾아 통일동산으로 떠났습니다. 기도 시간 없이 미사만 하고 하루 개인 기도하며 지내려니 무엇이 빠진 것 같아 허전하지만, 남북 일치를 위한 미사가 하느님의 마음에 들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나도 기도하면서 육이오를 지냅니다.

오늘 복음에 두세 사람이 모여 기도한 곳에 하느님이 현존하시고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말씀하셨지만, 숫자나 모임 그 자체를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마음이 같은 사람, 한 핏줄,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 친한 사람이 아니라 원수 같은 사람과 함께 기도하는 것을 강조하시는 말씀입니다.

어제 띄운 현 교황님 2016년 대화에 있듯이 “호의나 상냥함”이 둘 이상의 사람을 모이게 하고 개인주의를 극복하는 길이라 말씀하십니다.

주님은 “원수를 위하여 기도하라” 이 말씀을 오늘 복음에 적용하면 “원수와 함께 기도하라”란 말씀에 응용하고 싶습니다.

어떤 분이 오셔서 “나는 남편과 함께 살 수 없습니다.” 하며 함께 못하는 이유를 열까지도 더 이야기하면서 눈물 흘리며 “어찌하면 좋을까요?” 그래서 저는“기도해 보셨습니까?” “ 예, 10년 지나도 함께 할 수 없습니다.” 그때 “함께 기도해 보셨습니까?” 물으니 “아니요” “바로 그 점이 부족해서 하나가 되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녁에 손잡고 기도를 청하고 함께 기도하세요.” 그다음 소식은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화해가 먼저이지만 하느님의 도우심 없이 되는 일은 하나도 없으며 하느님과 함께 살고자 하는 사람은 함께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작년에 통일을 위한 희망찬 모습을 보았습니다. 남과 북이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고, 평화와 통일을 선언하고, 북쪽과 미국이 손을 잡고 평화를 선언하는 장면은 없어져 가고 있습니다. 만일 지금처럼 자기주장만 하고 상대에 대한 호의나 상냥함을 잊는다면 계속 둘은 평행선을 그으며 앞으로 나갈 것입니다. 혼자 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갈 수는 없습니다. “나는 이것만은 양보 못 해” “너는 바로 그것을 양보해야 해” 하면서 호의와 상냥함을 잊는다면 70년이 아니라 700년 가도 통일은 불가능하고 일치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개인도 이기심, 자애심으로 자기 욕심을 채우려 한다면 하나 됨은 불가능합니다.

서로 빈 마음을 가지고 온유함을 간직하고 살아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민족의 일치 통일을 위해 오늘 하루의 모든 것을 봉헌하며 소리 높여 “주여! 우리 민족이 일치를 갈망하는 공동체가 하나 되게 하소서”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