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가정의 구성원을 부정하시는가? <마태 46-50>

오늘 복음을 한편에서 보면 주님은 가정을 부인하시는 분으로 오해받게 됩니다. 가정의 편견을 버리고, 가족이니 법을 어겨도 되거나 정으로만 감싸주는 내로남불 적 사고의 병폐를 버리라고 하십니다. 주님은 지금 군중들과 말씀하고 계시는데 가족이 왔다고 하시던 일을 중단하고 가족들을 만나시는 그런 사사로운 분이 아니었습니다. “내 어머니요 형제가 되는 사람은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하십니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를 모르고 그 뜻을 실천하지 않는 사람은 부모지 간이말씀이며 라 할 수 없다는 한 가정 안에서도 이를 지키는 사람이 형제며 자매라 하십니다.

저는 집을 떠나 60년 이상을 여기 수도원, 나의 집이며, 나의 가정 공동체인 이곳에서 형제들과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려고 살고 있습니다. 이곳은 하느님의 뜻이 살아 있어야 하고,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살고 살 수 있습니다. 아침에 옆에 어느 젊은 형제가 제 귀에 대고 “신부님 제가 보고 싶어도 토요일까지 참으세요. 저는 토요일 돌아옵니다.” 이 다정한 소리에 행복해지는 이유는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랑스러운 형제이기 때문입니다. 휴가 갔다 돌아오니 “얼굴 좋아졌네요.” 하며 인사하는 형제들 “감사합니다.”하고 응답하면서 형제애를 느끼게 합니다. 마음속 깊은 데서 ‘죽기까지 사랑해야지’하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여기 모인 수도 형제들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고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아버지의 부르심으로 모인 공동체입니다. 60년을 살다 보니 나이 많은 수장이 되었고 20대 30대 ......50대 60, 70, 80대가 모여 살지만, 사랑이 없으면 살아낼 수 없는 환경입니다. 여기는 하느님의 모든 속성을 가지고 있으니 서로 아버지도 되고, 어머니도 되고, 형도 아우도 되어 한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갑니다. 무관심 무 배려심이 있기도 하지만, 서로 자리를 양보하고 힘든 일을 서로 도우며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살기에 이들이 내 형제입니다. 남쪽에는 아무 형제도 없이 살던 나이 많은 수사님 94세에 돌아가셨지만, 운명하시며 “형제님들 감사합니다. 나 여기서 살게 되어 90이 넘도록 돌보아주시고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운명하셨습니다.

스쳐 가는 인연을 무심히 보내지 말고 참사랑을 실천하면서 살아갈 때 지금 이 시각에 만나는 사람이 형제며, 자매이며, 어머니이고, 아버지입니다. 지금을 중요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너와 함께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알고 실천하는 가운데 참 어머니요, 누이요, 형제가 됩니다. 때를 놓치지 말고 지금을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