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명 축일과 나 <루카 4, 31-37>

오늘은 제가 60년 전 수련을 시작하며 수도자로 새로운 이름을 받은 지 60년이 되는 날입니다. 세례명은 “헨리코”였었는데 수도자로 새롭게 살라고 하시며 “그레고리오” 본명을 주셨습니다. 60년 동안 축일에 여러 형태의 축하식을 지냈지만, 올해는 특별한 축일입니다. 수도원 안에서 그레고리오 성인을 그리며 수도 서원 때 성인처럼 살겠다는 이상은 사라지고 정신만 따라 살고 있습니다. 성인은 수도자시며 교황이셨는데 수도승적 선교사였습니다. 저도 수도자만이 아니라 선교사의 사명을 더 귀하게 여깁니다. 지금도 전파의 힘으로 하루에 제가 묵상한 내용이 3,000명에서 4,000명 가까이 읽히고 있습니다.

본명축일 축하로 주보 성인을 본받으며 바로 살아야 합니다. 지금은 북적거리며 축하 꽃다발도 없고 기억하는 사람은 다행히 우리 수족, “누구의 축일입니다.” 해서 기억하게 됩니다. 그 기도의 힘이 느껴지며 우리 수도원도 직접 식사 끝에 힘 있게 손을 잡고 축하 인사를 줄 서서 받게 됩니다.

아침에 축하 미사를 원장신부님이 드리며 또 한 번 형제들이 기억해주기를 부탁하고 축일을 의미 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문제는 내가 그 귀한 본명을 받고 모범대로 살고 있는가? 사제며 수도자이니 누구보다 더 바로 살아야 합니다. 사제로서 참 봉사자로 살고, 수도자로 온갖 덕을 마음속에 갖추고, 하느님의 믿음과 희망과 사랑 가운데 살며, 하느님을 닮은 삶을 살고 있는지 반성합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는 사람들의 노고에 보답하는 수도자로, 사제로 살고 있는지 조용히 묵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의 은총으로 여기까지 살게 하시고 준비해주신 하느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아버지의 뜻을 이 땅에 실현하고자 나머지 생명을 다 바쳐 성부, 성자, 성령의 영광을 드러내고, 아버지 나라에 가는 날까지 길을 잃지 않고 주님의 은덕을 안고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저를 위해 주모경 한 번쯤 해주시기를 바라며 주보 성인을 따라 살기를 기도 부탁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