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밥 <루카 5, 1-11>

고기를 잡으려고 낚시하는 사람은 먼저 낚시터에 고기가 모여들도록 떡밥을 뿌리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해방 후 성당에 많은 사람이 모여왔습니다. 먹을 것 없을 때 미국으로부터 구제품, 밀가루, 버터, 치즈 등 여러 가지 구제품을 성당을 통해 나누어주면 정의롭게 나누어 준다는 이유에서 성당 창고에 온갖 구제품이 쌓여있었습니다. 전교에 떡밥같이 사람들에게 풀면서 식구 중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특혜를 준다고 하니 가족 중 한 사람의 대표자가 교적에 등록하여 세례를 받고 신자 수가 늘어났습니다. 그때 작은 본당도 영세 때만 되면 몇백 명씩 세례받았습니다. 구제품이 떨어지면서 신자 수도 줄고 구제품 냉담자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한참 전교가 잘 안 되었지만, 성당을 지으면서 신자 수가 늘기도 하였습니다.

제가 본당 신부 시작하던 시기는 보릿고개, 춘궁기가 있었습니다. 하루에 두 끼 먹는 사람은 많지 않고 어려운 시기였습니다. 사제 생활 처음 시작한 1964년경 특별히 공소 신자들은 먹을 것, 입을 것이 부족한 시기였습니다. 땅은 놀리고, 찬바람에 농사를 짓지 못하고 대부분의 농가는 한두 마리 가축을 키울 때였습니다.

처음 임시 주임으로 경북 퇴강 본당에 부임하여 낙동강 오리목에서 신자들과 고기잡이를 함께 하며, 회식도 하고, 6개월 동안 정을 붙이고 살았는데 떠나올 때 몇몇 신자들은 낙동강 모래사장 강가에서 밤새 울었다고 합니다.

구미 원평 성당에 와서는 문화시설이 없어서 성당에서 저녁이면 환등기를 돌렸습니다. 성인 전, 성경 이야기, 만화, 죽음 후 등을 보았습니다. 영사기로“성처녀”란 영화를 돌리면 동네 사람들이 300명에서 400명 정도 모였습니다. 끝에 미사를 드리면 200명 이상 참례했습니다. 중학교 못 가는 아이들을 위해 야간학교 개설하고 성당 뒤뜰에는 돼지우리와 닭장을 만들어 축산업을 하고, 협업 농장을 만들어 특용작물을 생산했습니다. 최초의 수출품 양송이 대단지 조성, 청년들 의식 개발, 나중에 신용협동조합을 만들어 농촌 잘살기 운동을 하면서 지역사회 금룡까지 참여했습니다. 떡밥을 풀어주어 농촌 잘살기 운동과 농촌 개발 사업을 했습니다. 저녁에는 녹음기, 환등기를 메고 공소에 가서 공소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미사도 하고 돌아왔습니다.

“고기를 잡으려면 깊은 데 가서 쳐라” 생활과 관계되는 일에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 후 20년 지난 다음 구미에 공단이 조성되고 지나가는 사람 많은 곳인 신평 성당에 부임했습니다. 머물러 사는 것이 아니라 철새처럼 있다가 떠나는 사람들이어서 좋은 인상, 유익한 인상을 주려고 축일이면 잔칫상 벌이고, 마당놀이, 성서 특강을 했습니다. 나중에 구미 성경학교의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수도원 감목대리구 철수로 2년 10개월 만에 머무는 동안 영세자 999명 있었습니다. 이는 결코 자랑이 아니라 고기를 낚으려면 떡밥을 지혜롭게 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지금은 정의, 평화, 번영을 위해 풍부한 떡밥을 준비하여 풀어먹여야 구원이 필요한 많은 사람이 하늘나라에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알뜰한 추수가 되도록 수도원 골방에서 기도합니다.

전교가 제일 잘 되었던 해는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하실 때입니다. 명동성당에만 예비자가 5,000명이 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