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따라, 주님을 따라 살자 <요한이 전한 수난기 18, 1-19, 42>

십자가를 알고, 의지하고, 따라 살지 않으면 세상에 오신 주님을 알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는 십자가 경배와 찬미 찬송의 날입니다. 십자가에 걸려 넘어진 사람 믿음을 잃고 하느님을 떠나게 됩니다.

오늘 저는 아침 도서 기도와 아침 찬미 기도를 드리며 ‘주님을 십자가형으로 끌고 간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나다.’ ‘십자가로 이루어진 덕을 본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나다.’ ‘십자가를 따라 세상에 희망과 영광을 증명할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나다.’ 이렇게 생각하고 묵상 중에 십자가의 고통을 마음에 새기며 오늘 내가 할 일은 지금껏 십자가가 내 삶의 전부이고, 내가 잡고 따라야 할 지침이며 가야 할 길임을 다시 굳게 결심하는 하루가 되어야 하겠다고 다짐하면서 십자가의 신비를 알아봅니다.

첫째, 걸림돌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따르기 위해 가장 필요한 길이라고 성경은 증언합니다. 마태 16, 21. “마땅히 ...... 죽임을 당했다가 사흘 안에 일으켜져야 한다.” 마르코 8, 31 “...... 죽임을 당했다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나야 한다.” 루카도 9, 22에 같은 말로 주님의 예언 말씀과 증언입니다. 우리는 “십자가의 신비를 통해 죽임이 바로 삶이다.”라는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이 신비를 깨달은 사람은 십자가를 사랑합니다.

둘째, 십자가는 죽음을 통해서 얻어지는 참 생명입니다.

저는 가난한 나라, 가난한 가정에서 가련한 환경 속에 태어나 온갖 고생 다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일제의 압박과 온갖 차별 속에서 해방이 되니 공산당에 쫓겨 삼팔선을 철원에서 걸어서 100리 길을 밤중에 넘어서 동두천에 도착, 또 다른 해방감을 느꼈지만 12살 부평에서 살기 위해 나무 짐을 져야 했고, 구들장 깨진 단칸방에서 여덟 식구가 추위에 떨면서 살다가 겨우 살만하니 6.25 사변을 인천에서 겪었습니다. 1.4 후퇴로 부산으로 피난해서 부도 노동, 미군 부대 일꾼, 나이 18살까지 고생고생 살던 일, 나를 이렇게 살도록 이끌어주신 십자가를 나는 사랑합니다. 그런 십자가의 경험이 없었으면 저는 이렇게 살지 못하고 교만과 자만심, 욕심쟁이, 이기심에 가득한 사람으로 살지 않았을까? 그래서 저는 모든 고통을 감사와 찬미로 받아들이고 살아갑니다.

저는 지금도 아침저녁에 복도에 큰 십자가를 잡고 가시관 쓰시고 상처로 얼룩진 얼굴 바라보며 “주님 오늘 제가 져야 할 십자가 주님같이 지고 주님을 따르게 하소서.”하고 기도합니다. 이것이 저의 하루 시작이며 마침입니다.

십자가는 걸림돌도 아니요, 부끄러움도 아니요, 희망과 영광의 표징입니다. 모두 십자가를 끌어안고 앞에 지고 뒤에 짊어지고 주님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